- 몸값 폭등 … 형평성 문제도
매년 무성한 뒷말을 남기며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제도가 대폭 바뀔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각 구단은 최근 열린 운영팀·단장 회의에서 FA와 원소속 구단 간의 우선협상제도 폐지를 검토한 뒤 관련 내용 폐지에 따른 장단점을 연구해 줄 것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했다. KBO는 연구 결과물을 내년 초 있을 단장 회의에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FA와 원소속 구단 간 우선협상제도는 한국 프로야구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다.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FA를 선언하면 모든 구단과 접촉할 수 있다.
현행 KBO 규약은 원구단이 7일간 FA를 선언한 소속 선수와 다른 구단을 제외하고 협상 테이블을 독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협상을 타결짓지 못할 경우 FA는 원소속 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구단과 7일간 협상하고, 이마저도 결렬되면 다시 원소속 구단을 포함한 전 구단과 계약을 논의할 수 있다.
각 구단이 FA와의 배타적 우선협상을 폐지하자고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FA와 원소속 구단 간 우선협상 기간 다른 구단이 해당 선수에게 접근하는 사전접촉(템퍼링)은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암암리에 템퍼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우선협상이라는 규정 탓에 다른 팀으로 마음이 떠난 FA와 원소속 구단이 계약과 상관없이 '의무방어전'을 치르기도 하고, FA를 빼앗긴 구단과 영입한 구단 사이에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 다반사다. 모 구단 관계자는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 템퍼링을 적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실제 시즌 중 다른 구단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어 우선협상제도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구단은 차라리 우선협상을 없애고 미국과 일본처럼 처음부터 공정 경쟁을 펼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KBO의 한 관계자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대다수 구단이 FA 우선협상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공감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검토·보완해 단장 회의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우선협상제도를 없앴을 때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FA는 원소속 구단은 물론 다른 구단의 영입 제의를 동시에 제대로 따져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구단 간 경쟁이 붙으면 자연스럽게 몸값이 오르고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우수한 선수들이 국내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선수 몸값 폭등으로 구단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실제 내년과 2014년 시즌이 끝난 뒤 대형 FA 선수들이 무더기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모그룹의 재정상태가 취약한 구단일 경우 영입 경쟁에서 뒤처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