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바둑 60년 역사 최초로 '장생(長生)' 무승부가 발생했다.

한국기원은 지난달 29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최철한(SK에너지) 9단과 안성준(정관장) 4단 간의 대국이 장생 무승부로 끝났다고 1일 밝혔다.

장생 무승부는 돌을 지키고 뺏는 과정에서 기사들이 같은 자리에 반복해서 돌을 두게 돼 대국이 더는 진행되지 않는 경우 발생한다.

2000년대 들어 한국 바둑계에서는 점수제로 했을 때 동점이 돼 발생하는 무승부를 제외하고 같은 모양이 무한 반복돼 발생하는 무승부가 총 8차례 있었다.

하지만 이는 모두 3패 또는 4패 빅 무승부였다.

3패 또는 4패 빅도 장생과 마찬가지로 무한반복의 형태지만 한곳에서 만들어지는 장생과 달리 장소를 바꿔가며 발생한다.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해외 프로바둑을 포함해도 공식대국에서 장생 무승부는 단 두 번 있었다.

첫 번째는 1993년 9월 2일 제49기 본인방전 본선리그 린하이펑 9단 대 고마쓰 8단의 대국에서 나왔다.

2009년 9월 14일 후지쓰배 예선에서 왕밍완 9단과 우치다 슈헤이 2단의 대결에서 두 번째 장생이 출현했다.

기록에 소홀한 중국에서는 아직 장생에 대한 공식기록이 없다.

팀의 승률로 최종순위를 가리는 KB리그에서 무승부는 0.5승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승률 향상에 도움이 된다.

대국료도 반으로 나눈다. 승리하면 125만원, 패하면 50만원을 지급하는데 최철한과 안성준은 그 합의 절반인 87만5천원씩을 나눠 가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