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상이 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자메이카와의 '단거리 대결'에서 참패했다.
미국은 18일(한국시간) 폐막한 이번 대회에서 남녀 100m·200m·400m와 남녀400m 계주, 남녀 1,600m 계주 등 단거리 선수들이 출전하는 10개 종목 중 2개의 금메달밖에 수확하지 못했다.
남녀 단거리 황제에 등극한 우사인 볼트·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를 앞세운 자메이카가 금메달 6개를 휩쓸어 미국에 완승했다.
칼 루이스, 마이클 존슨, 모리스 그린 등 당대 최고의 스프린터들을 배출하며 최강을 지키던 미국이 자메이카의 거센 추격에 허덕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메이카는 2011년 대구 세계대회 때에도 이들 10종목 가운데 4곳을 석권해 미국과 동률을 이뤘고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는 5개의 금메달로 미국(5개)과 팽팽히 맞섰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두 나라가 금메달 4개씩을 수확했다.
세계 육상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우사인 볼트에 남자 단거리를 거듭 내주면서도 미국이 자메이카의 반격을 어렵게 막아낼 수 있던 것은 '여풍(女風)' 덕택이었다.
카멜리타 지터, 앨리슨 펠릭스 등 여자 단거리 스프린터들은 2009년 베를린 대회부터 꼬박꼬박 3∼4개의 금메달을 안겼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이들이 모두 부진에 빠진 탓에 여자 100m와 200m의 주인공을 자메이카의 프레이저 프라이스에게 넘겨줬다.
특히 펠릭스는 200m 결승에서 허벅지를 부여잡고 쓰러져 프레이저 프라이스에게 '단거리 여왕'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400m 금메달도 크리스틴 오후루구(영국)에게 내줬고 1,600m 계주 정상까지 개최국 러시아에게 빼앗겨 미국 여자 단거리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다.
결국 마지막 날 남녀 400m 금메달을 자메이카에 모두 빼앗기면서 최악의 성적으로 이번 대회 단거리 레이스를 마치고 말았다.
여자 400m 계주에서는 바통 터치에 실수가 생기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금메달 3개에 그쳐 자메이카(5개)에 완패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기억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단거리에서 참패하면서 미국은 이번 대회 총 6개의 금메달밖에 따내지 못해 메달 순위에서 개최국 러시아(7개)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까지 맛봤다.
볼트와 요한 블레이크, 프레이저 프라이스 정상급 선수들이 계속 배출되는 자메이카와 달리 미국은 저스틴 게이틀린과 타이슨 게이, 펠릭스 등 기존 스타들의 뒤를이어받을 인재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 실정이다.
새로운 스타를 키우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단거리에서 한동안 미국은 자메이카의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할 듯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