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순위 다툼의 결정적인 국면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한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45) 감독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애써 희미한 미소를 띄워 보였다.
넥센은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방문경기에서 6-10으로 패배했다.
71승 53패 2무승부를 기록한 넥센은 2위 LG(73승54패)에 반 경기 뒤진 채 두산(71승 53패 3무승부)과 공동 3위로 동률을 이뤘다.
넥센은 4∼5일 KIA, 한화와 한 경기씩을 남겼고 LG와 두산은 5일 맞대결로 정규리그를 마친다.
두 팀이 남겨둔 세 경기는 사실상 '이미 시작한 포스트시즌'이라 불러도 손색이없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하면 우승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만큼, 반드시 2위 자리를 빼앗아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어야 '대권'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두산과 LG가 나란히 짜릿한 승리를 거둔 가운데 홀로 고개 숙인 이날 넥센의 패배는 뼈아팠다.
원래 넥센은 세 팀 중 가장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 오히려 숨 막히는 압박감 속에 치를 경기가 두 경기로 늘어난 셈이 됐다.
LG와 두산이 비길 가능성을 제외하면, 넥센은 앞으로 2연승을 거둬야만 다른 팀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2위를 확정지을 수 있다.
한 경기라도 지면 5일 LG-두산전의 승자가 2위 자리를 차지한다.
경기를 마친 뒤 조용히 감독실의 소파에 앉아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던 염 감독은 차분한 목소리로 "상황이 이렇게 됐다"며 엷은 미소를 머금었다.
염 감독은 "선수들이 수고 많았다"면서 "힘든 일정을 보내고 있는데, 나머지 두경기에서 조금 더 힘을 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공식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선수단을 격려한 말과 달리 속은 타들어갈 터다.
브랜든 나이트와 밴 헤켄 등 외국인 원투 펀치를 이미 2∼3일 경기에 투입한 데다, 이날은 계투만 5명을 등판시키며 소모전을 벌이고도 벼랑 끝에 몰렸다.
게다가 4일 광주, 5일 대전으로 이동해 연달아 경기를 치른다.
총력전을 벌여야 하지만 내놓을 카드는 마땅치 않고, 체력 부담까지 더해진 셈이다.
염 감독은 "4일 오재영을 투입하고, 5일 선발은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면서 "일단 내일 이기는 수밖에 없고, 그 다음을 보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표현에서 드러나듯이 '총력전'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염 감독은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염 감독은 "우리는 하던 대로 하겠다, 하던 대로…"라고 되뇌며 다시 한 번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