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원주 동부가 단독 선두 서울 SK를 제물로 12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동부는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80-75로 승리했다.

10월22일 서울 삼성을 상대로 1점 차 승리를 거둔 이후 12연패 부진에 빠졌던 동부는 한 달여 만에 승수를 보태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반면 SK는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정규리그 홈 27연승 행진이 중단됐다.

SK는 지난해 10월28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63-67로 패한 이후 정규리그 홈 경기 27연승을 내달리고 있었다.

또 이날 이겼더라면 울산 모비스, 창원 LG, 서울 삼성에 이어 KBL 통산 네 번째로 팀 400승 고지에 오를 수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동부 선수들은 전날 단체로 머리를 짧게 깎으면서 연패 탈출에 대한 의지를 새롭게 했다. 이승준은 아예 머리카락을 하나도 남기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삭발'을 감행할 정도였다.

이충희 동부 감독은 경기 전에 "원래 내가 먼저 머리를 짧게 깎으려고 했는데 선수들이 단체로 미용실에 다녀왔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아무래도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감독의 소망대로 동부 선수들은 과감한 골밑 돌파와 적극적인 리바운드 다툼에 몸을 아끼지 않았고 결국 단독 선두인 SK를 잡는 기쁨을 누렸다.

5승13패가 된 동부는 순위도 10위에서 인삼공사와 같은 공동 9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동부는 59-54로 앞서던 4쿼터 초반 박병우가 수비 리바운드를 따낸 SK 변기훈의뒤에서 몰래 공을 가로채 골밑슛으로 연결하는 재치 있는 플레이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이어진 공격에서 다시 박병우가 정면 3점슛까지 터뜨리며 순식간에 64-54를 만들었다.

박병우는 66-60이던 경기 종료 4분43초 전에 다시 3점포를 쏘아 올렸고 이어진 공격에서는 24초에 쫓겨 던진 중거리슛까지 꽂는 등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쳤다. SK는 경기 종료 1분28초를 남기고 변기훈이 3점슛을 넣어 71-69까지 따라붙었지만 동부는 이후 박지현의 자유투 2개, 줄리안 센슬리의 미들슛이 연달아 그물을 갈라 SK전 8연패에서도 빠져나왔다.

동부는 박병우가 14점을 넣었고 이승준(11점·10리바운드)은 더블더블을 해냈다.

SK에서는 애런 헤인즈가 28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으나 연패를 끊으려는 동부 선수들의 투지에 무릎을 꿇었다.

같은 시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서울 삼성이 인삼공사를 78-66으로 제압했다.

삼성은 1쿼터 초반 5-4에서 내리 15점을 몰아쳐 20-4까지 훌쩍 달아났고 이때 벌어진 점수 차는 다시 좁혀지지 않았다.

삼성은 이동준이 27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제스퍼 존슨도 3점슛 3개를 포함해 25점을 넣어 최근 홈 4연승을 내달렸다.

인삼공사는 마퀸 챈들러가 23점, 13리바운드로 분전했다.

인천 전자랜드는 부산 KT와의 홈 경기에서 67-63으로 이겨 최근 홈 5연패 사슬을 끊었다.

전자랜드는 경기 종료 1분56초를 남기고 정영삼의 중거리슛으로 64-63, 역전에 성공했다.

KT는 이후 공격에서 김우람과 앤서니 리처드슨이 연달아 슛을 시도했지만 모두 빗나갔고 전자랜드는 종료 17초 전에 리카르도 포웰이 골밑 득점에 성공,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때만 해도 3점 차였지만 포웰의 추가 자유투가 빗나간 것을 전자랜드 이현호가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면서 실낱같던 KT의 역전 희망이 사라졌다.

한편 이날 경기 3쿼터 종료와 함께 전자랜드 김지완이 21ｍ 장거리 버저비터에 성공해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이는 이번 시즌 최장거리 버저비터 기록이고 역대 통산으로는 공동 7위에 해당한다. 국내 프로농구 역대 최장거리 버저비터 기록은 2001년 조동현(당시 신세기·현 모비스 코치)의 25ｍ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