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간판선수 김주성이 24일 인터뷰실로 들어오며 피식 웃었다.

김주성은 이날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에 결장하고도 인터뷰 대상자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대개 인터뷰실에는 그날 경기에서 수훈을 세운 선수가 들어오는 관례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동부가 최근 12연패 늪에 빠진 상황이었고 동부 선수들은 전날 김주성의 제안으로 머리를 짧게 깎고 코트에 나와 결국 1승을 올렸기 때문에 김주성이 어떤 말을 할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주성은 "사실 (12연패째를 당한) KT 전에서 이겼으면 머리를 깎지 않으려고 했다"며 "그날 패하면서 선수들에게 삭발에 대한 의견을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도 다 동의해서 어제 단체로 머리를 깎았다"며 "이러다가 10개 구단에 삭발이 유행이라도 되는 것 아니냐"고 웃었다.

이번 시즌 동부에 앞서 서울 삼성과 인천 전자랜드도 연패를 당하다가 삭발을 하고서는 승리를 가져간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주성은 "프로 데뷔하고 나서 이렇게 연패를 당한 것도 처음이고 시즌 초반에 부상 때문에 결장하는 것도 처음"이라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KT와의 경기에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출전을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김주성은 9일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줄곧 결장하다가 22일 KT와의 경기에서 4분 정도 코트에 등장했다.

김주성은 "아직 발목이 부어 있다"며 "오늘도 상황이 되면 출전할 마음을 먹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잘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KT 전 뛰고 나서 발목이 더 부었지만 부상이 완전히 낫기를 기다리다가는너무 시간이 지날 것 같다"며 "통증이 있더라도 조금씩 뛰며 출전 시간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4쿼터에서만 10점을 넣으며 맹활약한 박병우는 "(김)주성이 형이 벤치에서이것저것 이야기를 많이 해줘 같이 뛴 느낌이 들 정도였다"며 김주성의 벤치 활약에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주성은 "오늘 선수들이 수비할 때 손바닥으로 코트를 한 번 치고, 타임아웃 때는 다 모여서 이야기를 듣고 모여서 화이팅을 외치는 등의 의지를 보인 것이 승리요인"이라며 "그동안 4쿼터 고비를 넘기지 못하다가 오늘 이겼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