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원래 하루에 한 갑을 못 피웠는데 요즘두 갑도 넘게 피워요."

프로농구 원주 동부 이충희 감독이 24일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한 말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12연패 늪에 빠져 있던 이 감독은 "요즘 잠도 안 온다"며 최근의 마음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

4승13패로 최하위에 처진 동부는 이날 14승3패로 단독 1위를 달리는 SK를 맞아 고전이 우려됐지만 선수단 전체가 머리를 짧게 깎고 나오며 필승의 의지를 다진 끝에 80-75로 값진 승리를 거뒀다.

10월22일 서울 삼성에 85-84로 이긴 이후 약 한 달 만에 승리를 따낸 이 감독은"선수단 전체가 한마음이 돼서 이기려고 하는 의지를 내보여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수비에서 3-2 지역방어를 통해 상대 외곽을 봉쇄한 것이 승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수훈 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 "오늘은 뛴 선수나 벤치에 있던 선수가모두 하나가 돼서 이겼기 때문에 한 명을 지목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부담이 컸을 텐데 오늘 잘 싸워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동부는 이날 승리로 5승13패가 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와의 승차를 3경기로 유지했다. 순위도 10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와 공동 9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아직 정규리그 54경기 가운데 36경기가 남아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감독은 "12연패 과정을 보더라도 연장에서 패한 것이나 막판에 아쉽게 진 경우가 많았다"며 "중위권과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특히 팀의 간판인 김주성이 뛰지 않고도 강팀을 잡은 것이 선수단 전체에 큰 자신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감독은 "어제 선수들이 단체로 머리를 깎고 온 것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이제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반전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