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축제인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습니다. 국제신문은 대한컬링경기연맹 전무이사인 부산 대저고등학교 신영국(54) 컬링 감독이 현지에서 타전한 생생한 소식을 '여기는 소치'에 담아 독자 여러분께 배달합니다.
- 타 종목 훈련장 연습 등 온갖 설움
- 선수들 고난 딛고 메달 신화 도전
우리나라 여자 컬링이 사상 처음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세계 랭킹은 10개 참가국 중 가장 낮다. 그러나 목표는 메달권 진입을 넘어 우승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컬링 여자 대표팀은 2012년 캐나다 세계여자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 최강 스웨덴을 9-8로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컬링 종주국인 세계 2위 캐나다를 상대로 기적 같은 역전승도 일궜다. 지난해 12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선 은메달을 따 돌풍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경기도청 소속으로 5년간 한솥밥을 먹은 컬링 대표팀의 강점은 조직력. 맏언니인 신미성(36)은 올림픽을 위해 출산까지 미뤘다. 소치로 오기 전 선수들에게 문자를 보내 "불안해하지 않고 평정심만 유지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격려했다. 현재 대표팀의 컨디션은 최상이라고 한다.
'빙판 위의 체스'로 불리는 컬링은 올림픽에서 10개 팀이 풀리그를 벌여 상위 4개 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1위와 2위가 경기를 해 이긴 팀이 결승에 선착한다. 또 3·4위전 승자와 1·2위전의 패자가 다시 붙어 최종 결승 진출팀을 가린다. 만약 한국이 풀리그 4위 성적을 거두면 결승전까지 총 12경기를 해야 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와 메달을 놓고 경쟁할 팀은 주최국인 러시아와 캐나다·스웨덴·중국이다. 러시아는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한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신흥 강팀이다. 우리 대표팀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첫 상대인 일본(한국시간 11일 오후 2시)과 스위스(12일 0시)만 물리치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믿는다.
컬링은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이다. 실업팀도 많지 않다. 생계유지가 힘들어 다른 길을 찾는 이가 부지기수다. 전용 훈련장이 없어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훈련장 구석에서 연습하기도 했다. 선수가 빗자루 모양의 솔(브룸)을 들고 다니다 청소부로 오해받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고난을 견뎌낸 여자 컬링은, 소치에서 이변의 중심에 설 것이다. 여자 핸드볼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컬링에서 재현될 것이다. 지금 선수들이 신화를 쓰고 있다. 조용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