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이 18일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ｍ에 출전해 4위에 머문 뒤 링크를 돌며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1만 ｍ에서 4위를 차지한 한국 장거리 빙속의 간판스타 이승훈(26·대한항공)은 '뒷심 부족'으로 메달을 놓친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이전 경기보다 나아진 것에 의미를 뒀다.

　이승훈은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1만 ｍ 경기를 마치고 "연습 때 기록이 잘 나오고 페이스가 좋아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이승훈은 13분11초68의 기록으로 14명 중 4위에 올랐다.

　5200ｍ까지는 속도를 끌어올리며 2위를 달리던 이승훈은 5600ｍ 지점에서 3위로 밀렸고,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서는 메달권을 벗어났다.

　이승훈은 첫 경기인 5000ｍ에서 12위(6분25초61)에 그친 데 이어 개인 종목에서는 메달을 챙기지 못했다.

　경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승훈은 "연습 때 12분40초대의 기록을 내면서 네덜란드 선수들과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면서 "5000ｍ 경기를 잊으려고 노력하면서 기대감 속에 경기에 나섰는데 아쉽다"고 곱씹었다.

　이승훈의 표정에서는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특히 "마지막 조에서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와 같은 조가 되길 내심 바랐는데뜻대로 이뤄져 멋진 레이스를 하고 싶었지만 잘 안됐다"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승훈은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5000ｍ 이후에 더 페이스를 올리려고 했는데 오버페이스를 했는지 마지막에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이승훈은 "초반에 강하게 나가지 않으면 승부를 걸 수 없어서 이런 방식으로 하고 있다"면서 "이걸 버텨내는 게 저의 숙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승훈은 "최선을 다했고 5000ｍ보다는 좋아졌다"면서 "후회는 없다"고씩씩하게 말했다.

　이승훈은 개인 종목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는 후배 주형준(23), 김철민(22·이상 한국체대)과 팀추월 준비에 집중할 참이다. 팀추월은 한국이 아직 메달을 따낸 적이 없는 종목이다.

　이승훈은 "팀추월에서도 네덜란드가 유력한 우승후보이고, 한국과 러시아, 폴란드, 독일이 2∼5위에서 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훈은 "후배들이 저보다 컨디션이 좋고 욕심을 내고 있기에 잘해줄 거라 믿는다"면서 "제가 절반 이상 리드해야 하는 데 준비한 대로 레이스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승훈은 "팀추월이 가장 재미있고 자신있는 종목"이라면서 남은 힘을 다해 뛰어 메달을 따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