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의 경기를 이틀 앞둔 16일(한국시간) 손흥민이 브라질 쿠이아바의 마투그로수 연방 대학(UFMT) 경기장에서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손흥민 평가전 경기력 저하 불구
- 홍명보호 최다 골 등 절대적 존재
- 양발 잘 쓰고 스피드·강슛 뛰어나
- 시장가치 190억…대표팀 단연1위

'손세이셔널' 손흥민(22·레버쿠젠)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7시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러시아와의 첫 경기가 다가올수록 대한민국 국민들의 시선은 그에게 더욱 쏠리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최근 평가전에서 보인 저조한 경기력 때문에 이전 대회보다 기대치가 크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손흥민이 있기에 팬들은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

손흥민은 비록 20대 초반이고 월드컵 본선은 처음 출전하지만 이미 '월드스타'로서 대접받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 7월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4골을 기록 중이다. 2011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뒤로는 A매치에서 총 6득점.

소속팀에서 존재 가치는 절대적이다.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0골 4도움(시즌 전체는 12골 7도움)을 올려 2시즌 연속 정규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며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활약으로 최근 미국 ESPN이 뽑은 22세 이하 주요선수 22명에 당당히 포함됐다. 독일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집계한 손흥민의 시장가치는 1400만 유로(약 190억 원)로 한국 대표팀에서는 단연 1위다.

그는 양발을 모두 잘 쓴다.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처럼 측면을 파고들다 정면으로 방향을 바꿔 대포알 같은 슈팅을 쏘아댄다. 질풍 같은 스피드와 강한 슈팅에다 몸싸움도 피하지 않는다. 키커 등 독일의 축구 전문 매체는 손흥민을 "차붐(차범근)의 후예"라고 떠받든다.

홍 감독도 러시아전 필승 전술로 역습 차단에 이은 측면돌파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한국대표팀 좌우 날개를 맡고 있는 그와 이청용(볼턴)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손흥민도 이런 주위의 기대를 아는 듯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손흥민은 16일 오전 쿠이아바의 마투그로수 연방 대학(UFMT)에서 치러진 공식 훈련을 마친 뒤 "러시아전 준비를 죽기 살기로 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국의 득점 공식으로 예상되는 측면 공격에 대해 그는 "(측면 돌파를 선호하는) 내 스타일도 있지만 동료들과 함께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면서 "반드시 러시아전에서 반전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손흥민은 "월드컵이 어려운 대회지만 최대한 쿨하게, 침착하게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쿠이아바의 날씨에 대해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덥지는 않다. 이구아수와 마이애미에서 적응을 했다"며 개의치 않아 했다.

이번 대회 초반 네이마르(브라질) 등 1992년생 스타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손흥민도 러시아전을 통해 '1992년생 월드스타'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