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가 대망의 월드리시즈를 밟을 기회는 이번에도 오지 않았다. 다저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끝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2-3으로 역전패, 1승 3패로 탈락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상대는 이번에도 세인트루이스였다. 다저스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이어 올해에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또다시 '가을 타짜' 세인트루이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쓸쓸히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믿었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사흘 휴식만 취하고 무리하게 등판했다가 팀과 함께 침몰한 것 역시 지난해와 같았다. 타선이 끝까지 침묵을 지킨 것도 지난해와 흡사했다.
다저스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선수단 연봉이 가장 많았다. 선수단 연봉 총액이무려 2억3천500만달러(약 2천527억 원)나 됐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가 세운 종전 연봉 총액 최고액(2억 3천만 달러)을 약 500만 달러나 초과했다.
베팅을 과감하게 한 만큼 목표도 높았다. 월드시리즈 우승이었다. 전문가들도 올 시즌 개막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다저스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 댄 해런으로 구성된 1~4선발이 뛰어난 데다 야시엘푸이그, 애드리안 곤살레스, 맷 캠프, 헨리 라미레스 등이 버티는 타선도 리그 수준급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저스는 올 시즌 초반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광풍에 휘말려 잠시 주춤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시즌 마지막까지 페이스를 잃지 않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랐다.
문제는 불펜진과 타력에 있었다. 재계약한 '1천만달러의 사나이' 브라이언 윌슨은 구속이 저하되면서 등판 때마다 '불쇼'를 펼쳤고, 새로 영입한 크리스 페레스 역시 거듭된 난조로 셋업맨 역할을 맡기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전문가들이나 현지 팬들은 불펜진을 보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지만 네드 콜레티 단장의 관심사는 오직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에 버금가는 선발진 보강이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소득 없이 넘긴 다저스는 이후 로베르트 에르난데스, 케빈코레이아 등을 영입했지만 모두 선발 자원이었다.
때를 놓친 다저스는 뒤늦게 불펜진과 거포 영입에 나섰으나 다른 팀들이 트레이드 조건으로 외야수 자크 페더슨, 유격수 코리 시거, 좌완투수 훌리오 우리아스 등 최고 유망주들을 달라고 하자 협상에서 철수해야만 했다.
결국 다저스는 약점을 해결하지 못한 채 포스트 시즌 무대에 올랐다. 다저스의 약점을 놓칠 세인트루이스가 아니었다.
세인트루이스는 1차전에서 7회 커쇼가 내려가자마자 다저스의 두 번째 투수 페드로 바에스를 상대로 쐐기 3점포를 얻어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2차전을 내준 세인트루이스는 3차전에서는 류현진이 내려간 7회에 다저스 불펜 공략에 성공해 시리즈를 2승 1패로 끌고 갔다.
4차전 역시 7회에 승부가 결정됐다. 6회까지 94개의 공을 던진 커쇼는 허약한 불펜진 탓에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가 연속 안타에 이어 맷 애덤스에게 던진 커브가 3점 홈런으로 연결돼 순식간에 2-3 역전을 허용했다.
커쇼가 홈런을 맞는 순간 26년 만에 대권에 도전했던 다저스의 꿈도 산산조각이났다. 다저스의 올 시즌은 이것으로 끝이 났다.
다저스는 내년에도 메이저리그 전체 연봉 1위를 다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아무리 막강한 자금력으로 최강의 전력을 구축한다 해도 시즌을 진행하다 보면 올해와마찬가지로 생각지 않은 부분에서 전력의 구멍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때 다저스가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문제 해결을 지체한다면 대권 도전의 꿈은 한 걸음 더 멀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디지털뉴스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