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라터(79·사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전격 사퇴했다. 블라터 회장은 FIFA를 둘러싼 부패 스캔들이 커지는 가운데 2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이 FIFA의 수장을 계속 맡는 데 대해 국제 축구계가 모두 찬성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고 스위스 일간 타게스 안차이거가 전했다.
30년 넘게 FIFA에서 군림한 블라터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3일 신문로 축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와 관련, "국제 축구계 인사들의 의견을 경청해 신중하게 생각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연방검찰이 블라터 회장을 수사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체포된 FIFA 간부들을 통해 블라터 회장의 혐의점을 찾고 있는 미국 수사당국에 주요 단서가 포착돼 블라터 회장이 사임을 발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ABC방송은 이날 수사상황을 잘 알고 있는 복수의 익명 취재원을 인용, FBI와 연방검찰이 사의를 표명한 블라터 회장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취재원은 FBI 요원들이 수사 대상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서 '윗선'이 누구인지 대도록 하는 수사 기법을 설명하면서 블라터의 연루 사실이 수사를 통해 드러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취재원은 "이제 (부패 혐의로 체포된) 사람들이 스스로 살 길을 찾으려고 할 것이므로, 누가 먼저 (블라터가 연루됐다고) 불지 경쟁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블라터 회장이 FIFA 부패 스캔들과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지만 미국 수사당국에 블라터 회장의 부패와 관련한 주요 단서가 포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법무부는 FIFA 회장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달 27일 FIFA 고위 간부 9명 등 14명을 체포하고 금품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블라터 회장은 체포 대상이나 공표된 수사 대상은 아니었지만 처음부터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개시된 수사의 칼끝이 블라터 회장을 정조준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한편, FIFA 총회는 공식적으로 내년 5월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임시 총회가 올해 12월에서 내년 3월 사이에 소집되며, 블라터 회장은 새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회장직을 계속 맡게 된다고 FIFA 관계자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