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번은 안 당한다" 설욕 다짐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 파이터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한국 타자들이 수모를 되갚을 기회를 잡았다.
기다리던 일본과의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프리미어12 결승 진출을 놓고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다시 맞붙는다.
김인식 호는 일본과 재대결하는 4강전에서 오타니의 빈틈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받았다.
개막전 오타니의 투구는 대단했다. 한국 타선은 오타니의 최고 시속 161㎞의 패스트볼에 따라가지 못했고 최고 147㎞를 찍는 포크볼에는 연신 방망이가 헛돌았다. 6이닝 동안 삼진도 10개나 빼앗겼다. 오타니는 실력과 정신력에서 한국을 압도했다. 김현수(27·두산 베어스)와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가 안타를 하나씩 때려내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오타니의 투구 패턴은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간 후 빠른 포크볼이나 높은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한다. 한국 타자들은 바로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들어오는 패스트볼을 노려야 한다. 특히 한국 타자 중에 팔꿈치를 배꼽에 붙여서 바깥쪽으로 밀듯이 돌아가는 '인앤아웃' 스윙을 제대로 구사할 줄 아는 중심타선 김현수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 박병호 등에게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인앤아웃 스윙은 몸쪽이나 바깥쪽 등 다양한 코스의 공을 때려내기에 유리하다.
전문가들도 일발 장타보다는 정교한 기술로 단타를 노리며 경기를 풀면 승산이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 대표팀의 선수들도 오타니 공략에 강한 의지를 보인다. 일본과의 개막전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대표팀 타선은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타격감이 올라왔다.
정근우(33)-이용규(30·이상 한화 이글스)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진은 맛있는 밥상을 차릴 채비를 갖췄고, 오타니에게서 첫 안타를 때려낸 김현수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타격감이 최고조다. '예비 빅리거' 박병호와 이대호는 나란히 짜릿한 손맛을 봤다.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멕시코, 미국전을 거치면서 150㎞ 이상의 강속구 투수를 연이어 상대했다. 이제 타자들의 눈은 빠른 공에 많이 익숙해졌다.
이대호는 "한 번 당할 수는 있지만, 두 번 당하는 건 용납이 안 된다"며 일본전 설욕을 다짐했다. 김현수는 "오타니의 구위는 정말 좋았지만, 아예 못 칠 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9회 대타로 한 타석을 소화하며 오타니와 대결할 기회를 놓친 황재균(28·롯데 자이언츠)은 "오타니 공을 정말 치고 싶다"고 거듭 외치며 의욕을 불태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