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이 스카우트가 심판에게 돈을 건네 징역형을 받은 전북 현대에게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내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프로스포츠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범죄행위를 일벌백배해야 한다는 축구팬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는 것이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오른쪽). 연합뉴스

연맹은 30일 전북 현대에 승점 9점 삭감과 벌금 1억원을 부과했다. 지난 5월 불거진 심판매수 사건에 대한 징계를 질질 끌더니 4개월 만에 솜방망이 처분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맹은 애초 지난 7월 초 전북을 상벌위에 회부하려다 돈을 건넨 스카우트 C 씨의 재판을 지켜봐야 한다며 미뤘다. 작년 12월 대표이사가 심판들에게 수천만 원을 뿌린 경남 FC의 경우 검찰 발표 직후 징계했던 것과는 큰 차이다.

이날 상벌위원회의 징계 수준은 경남 FC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축구 팬들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경남은 당시 대표이사의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서 승점 10의 감점과 제재금 70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경남이 클래식 소속 팀이었다면 챌린지로 강등될 수 있었다. 챌린지(2부리그) 소속이었던 탓에 승점 감점으로 대신했다. 2부리그격인 챌린지 밑으로는 더는 떨어질 리그가 없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연맹 상벌위는 대표가 직접 심판을 매수한 경남이 승점 10을 받은 만큼 스카우트가 심판에게 돈을 준 전북에는 승점 9점 감점의 징계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맹이 구단에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제재는 제명이다.

포털사이트와 SNS에는 "일벌백계를 하지 않으니 유사사건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 "프로축구연맹이 들끓는 팬심은 물론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팀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 강력하게 징계를 해야 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