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광주로 옮기며 부활
- 데뷔 13년 만에 20골 맹활약
- FC서울 오스마르 제치고 영예
- '득점왕''베스트 11' 포함 3관왕
- 황선홍 개인 두 번째 감독상

"'아빠 뭐해'라는 아들의 한마디가 득점왕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광주FC 정조국이 아들 태하 군과 함께 트로피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광주FC의 정조국(32)이 지난해 부진을 딛고 생애 처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정조국은 8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1부 리그인 클래식 MVP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시즌 20골로 득점왕에 오른 정조국은 MVP 투표 결과 총 109표 가운데 46표를 얻어 우승팀 FC서울의 오스마르(39표)를 제쳤다.

2003년 서울의 전신인 안양 LG에서 신인상을 받은 정조국은 데뷔 13년 만에 MVP를 차지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11년과 2012년 프랑스 프로리그에서 뛴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서울에서 뛰었다. 2013년 경찰청과 2014년 챌린지리그 안산에서 뛰었지만, 다시 2014년 서울로 돌아와 지난 시즌까지 서울에서 뛴 정조국은 올 초 광주로 이적했다.

정조국은 2003년 가장 많은 32경기에 뛰며 12골 2도움을 기록해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두드러진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2015년까지 20경기 넘게 뛴 시즌이 3번밖에 없었다.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것도 데뷔 후 가장 많은 26경기를 뛴 2010년의 12골 한 차례뿐이었다. 급기야 2014년에는 고작 2경기 출전에 공격포인트 0, 2015년에는 11경기 출전에 득점 1, 도움 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러던 정조국은 올 시즌을 앞두고 광주로 둥지를 옮겨 화려하게 부활했다. 데뷔 후 두 번째로 많은 정규리그 31경기에 출전해 20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도움 1개를 추가해 공격포인트 부문 2위에 올랐다. 이런 맹활약으로 소속팀 광주가 8위로 시즌을 마쳐 리그에 잔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를 다시 일으킨 건 가족의 힘이었다. 정조국은 시상식에서 "정말 힘들었는데 이런 상을 주시려고 그랬던 것 같다. 사랑하는 와이프(탤런트 김성은 씨)와 축구 선수 정조국을 가장 좋아하는 (아들) 정태하 어린이에게 좀 더 떳떳한 남편, 아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들 태하가 득점왕이 확정되자 가장 좋아했다. 시즌 막판 아드리아노에게 추격을 당하자 내게 '아빠 뭐하냐'고 했다. 그 말이 자극과 원동력이 됐다"고 득점왕의 공을 아들에게 돌렸다. 정조국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베스트 11에도 뽑혀 3관왕을 차지하는 경사를 맞았다.

정조국, 오스마르와 함께 MVP 후보에 오른 레오나르도(전북)는 24표를 획득했다. 서울의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이끈 황선홍 감독은 감독상을 받았다. 2013년 포항 스틸러스 사령탑 시절에 우승과 함께 감독상을 받았던 황 감독은 두 번째 감독상으로 '명장' 반열에 올랐다.

한편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챌린지에서는 득점왕 김동찬(대구)이 MVP에 선정됐고 베스트 11에서 부산 아이파크는 공격수 부문 포프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