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타 이하 선수만 올해 4명 배출
- 내년 투어 이끌 후계자 마땅찮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가 2016시즌 역대 가장 많은 대회를 치르고 상금도 많이 늘어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또 박성현이라는 걸출한 스타의 성장도 지켜봤다. 하지만 다음 시즌 양적 성장에 이은 질적 성장을 이루고 미국에 진출한 박성현을 이을 대형 스타의 발굴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가 지난 13일 ADT캡스 챔피언십을 끝으로 올 시즌을 마쳤다. 비록 마지막 대회에는 불참했지만 올 시즌은 박성현의 해라고 할 정도로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박성현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열린 시즌 첫 대회인 현대차중국여자오픈 우승 등 시즌 시작과 함께 3연승을 하며 한화금융클래식까지 7승을 거뒀다. 2007년 시즌 신지애의 시즌 최다승 기록 9승은 넘어서지 못했지만, 총상금액(13억3309만 원)은 2014년 김효주의 기록(12억897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박성현은 상금왕, 다승왕, 평균타수 1위 등 3관왕에 올랐다.

박성현이라는 걸출한 스타의 등장은 KLPGA 투어 흥행이 성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구름 같은 관중을 몰고 다녔다. 박성현의 인기와 성적이 높아지는 만큼 그가 출전한 대회에 관중도 늘었다.

KLPGA투어 자체도 양적, 질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지속적인 인기에 힘입어 이번 시즌 33개 대회로 지난해 29개 대회보다 4개를 더 치렀다. 총상금도 185억 원에서 210억 원으로 25억 원이나 늘었다. 역대 가장 풍요로운 시즌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양적 성장 덕분에 선수들이 받은 상금도 많이 늘었다. 올해 7승을 올린 박성현의 상금은 2007년 9승을 올린 신지애가 받은 시즌 총상금 6억7454만 원의 배에 달한다. 빼어난 성적을 올리기도 했지만, 상금 규모 자체가 커진 덕을 톡톡히 봤다. 상금랭킹 2위 고진영도 이번 시즌에 10억2244만 원을 받아 상금 10억 원을 넘긴 세 번째 선수가 됐다.

투어 대회 수와 상금 규모가 늘어나며 선수들의 기량도 동반 성장했다. 박성현은 이번 시즌 20개 대회에 참가해 평균타수 69.64타를 기록했다. 2006년 신지애 이후 10년 만의 60대 타수 복귀다. 평균타수 71타 이하 선수도 지난해에는 전인지뿐이었지만 올해는 4명으로 불어났다.

KLPGA는 내년 시즌 2개 정도의 대회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개최 대회 수로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나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박성현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이전에 매번 LPGA에 진출한 선수의 공백을 또 다른 신예가 메웠듯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수도 있지만, 박성현의 인기가 워낙 폭발적이어서 마땅한 후계자를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