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내 유일한 FA 단속에 총력전
- kt도 영입 경쟁 돌입 새 변수
- 이대호 친정 복귀도 실낱 희망

- 두산 이현승 3년 27억 원에 잔류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던 롯데 자이언츠가 움직인다. 롯데는 팀의 유일한 FA인 황재균과 이번 주말 처음으로 마주 앉는다. 지난달 진행된 팀의 마무리 훈련 대신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한 그와 연락은 지속적으로 주고받았으나 정식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황재균(왼쪽), 이대호

황재균은 해외 진출을 타진하기 위해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메이저리그(MLB) 관계자들이 보는 가운데 훈련을 공개했고 이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 황재균이 MLB에서 선택을 받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황재균과 같은 국내 FA 신분이었던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지난해 12월 25일에 계약을 발표했고, 일본에서 미국으로 간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이대호(전 시애틀 매리너스)는 해를 넘겼다. 황재균도 현재는 귀국해 시상식 일정을 소화하며 국내에 머물고 있다. 해외 구단들의 구체적인 계약 제시가 없는 만큼 그를 향한 국내 구단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롯데의 이번 FA 시장 유일한 목표는 황재균의 잔류였다. 그만큼 그의 MLB 진출 도전을 기다렸고, 국내에 돌아온다면 꼭 잡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롯데가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두 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kt가 전력 보강에 나서며 황재균을 노리고 있다. 김진욱 kt 위즈 신임 감독은 FA 시장이 열린 후 구단에 선발 투수와 코너 내야수 영입을 요청했다. 지난 시즌 3루를 맡은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를 포기하고 1루수 조니 모넬을 영입한 kt는 거포 3루수의 자리를 황재균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롯데의 또 다른 움직임은 이대호와 연관돼 있다. 지난 시즌 MLB 무대를 밟은 그는 현재 거취를 두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다. 지난 10월 귀국 기자회견에서 이대호는 "일단 경기를 많이 뛰고 싶다"고 언급했다. 출전 기회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은 그에게 롯데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전 소속팀 시애틀은 1루수 대니 발렌시아를 영입하며 사실상 이대호를 잡지 않는다는 뜻을 전했다. 일본에서는 복수의 구단이 이대호를 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는 "귀국 후 연락을 주고받은 것은 맞지만 공식적으로 거취에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11일부터 시작된 FA 교섭 기간은 마감 기간인 다음 달 15일을 앞두고 절반가량을 지났다. 16일 두산 베어스의 마무리 투수 이현승이 계약 기간 3년 총액 27억 원에 도장을 찍으며 15명의 FA 중 9명의 거취가 정해졌다.

시즌이 끝나고 시작된 스토브 리그에서 사상 첫 '100억 FA' 최형우(KIA 타이거즈)를 비롯해 '좌완 선발 빅 3'로 불렸던 김광현(SK 와이번스)과 차우찬(LG 트윈스)이 행선지를 결정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내야수 이원석과 투수 우규민을 영입했고, 두산은 마무리 이현승과 주장 김재호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KIA의 나지완도 팀에 남은 가운데, 용덕한(NC 다이노스)은 선수생활을 접고 코치로 새로운 자리를 맡았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