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EPL 파란의 우승팀서
- 정규리그 17위로 18위와 1점 차
- 강등 위기 벗어나는 게 급선무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지난해 '흙수저 반란'을 일으켰던 레스터시티가 한 시즌 만에 '잔혹 동화'를 쓰고 있다.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는 클라우디오 라니에리(66) 감독의 지도로 창단 132년 만에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그러나 2016-2017시즌 초반부터 챔피언의 위용은 온데간데없이 추락한 끝에 중반을 넘어서며 정규리그에서 강등 위기에 처했다. 또 영국축구협회(FA)컵은 하위 리그 팀에 일격을 당하며 탈락했고 급기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전에서도 먼저 1패를 안으며 벼랑 끝에 섰다.

레스터시티는 23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의 에스타디오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열린 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세비야에 1-2로 패했다. 원정경기인 것을 고려해 1득점 한 것을 위안으로 삼을 수는 있지만 이날 패배는 레스터시티에 뼈아팠다.

레스터시티는 이번 시즌 계속 내리막길만 걷고 있다. 정규리그는 지난 13일 25라운드 스완지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패하며 강등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시즌 25경기에서 5승 6무 14패를 기록한 레스터시티는 승점 21점으로 17위에 처졌다. 강등권인 18위 헐시티와는 고작 승점 1점 차밖에 나지 않는다. 레스터시티의 현재 모습은 지난 시즌과 같은 팀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25경기에서 24득점 43실점으로 득실 차가 -19점이다. 1월 2일 미들즈브러전 0-0 무승부를 시작으로 올해 들어 치른 정규리그 6경기에서 1무 5패를 기록하는 동안 12실점을 하며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이런 수치만으로도 현재 레스터시티의 부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시즌 우승의 주역인 제이미 바디와 리야드 마레즈의 날카로움과 결정력은 떨어졌고, 올 시즌 영입한 이슬람 슬리마니마저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정규리그뿐만이 아니다. 리그컵은 지난해 9월 첼시와 경기에서 2-4로 지며 일찌감치 탈락했다. 잘 나가는 듯했던 FA컵에서도 지난 21일 3부 리그 밀월FC에 0-1로 지며 망신을 당했다. 더군다나 밀월은 후반 7분 1명이 퇴장당한 상태였는데도 오히려 후반 45분 결승골을 헌납하며 쓰라린 패배를 맛보며 탈락했다.

정규리그, 리그컵, FA컵 모두 실망만을 안은 레스터시티가 그나마 기대하던 것이 챔스리그다. 그러나 정규리그를 접으면서까지 비중을 뒀던 UCL에서마저 1패를 안으며 다음 달 15일 레스터시티의 홈에서 치르는 16강 2차전만을 바라보게 됐다. 그렇지만 현재는 UCL 8강 진출보다는 EPL에서 강등을 면하고 생존하는 게 더 급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유벤투스(이탈리아)는 포르투갈 포르투의 드라강 스타디움에서 열린 UCL 16강 1차전에서 FC포르투(포르투갈)에 2-0으로 완승했다. 유벤투스는 전반 27분 포르투 알렉스 텔레스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다. 유벤투스는 후반 27분 마르코 피아차와 29분 다니 아우베스의 골로 승리를 거뒀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