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6㎞ 직구에 다양한 변화구
- 247일 만에 실전 복귀 호투
- "기분 새롭다…다시 시작" 소감

'코리안 몬스터'는 부활할 수 있을까. 류현진(LA 다저스)이 그 물음에 일단 'Yes'라는 답을 내놨다.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한 류현진은 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삼진은 2개를 뺏어냈고, 볼넷 없이 26개의 공을 던지며 오랜만에 실전 등판을 마무리했다.

첫 이닝부터 '괴물 투수'의 모습이 나왔다. 선두타자 에릭 영 주니어에게 강력한 직구를 선보이며 공 2개 만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류현진은 후속 타자 벤 르비어를 상대로는 변화구를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3번 타자 대니 에스피노사에게는 높은 직구를 결정구로 구사해 역시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냈다. 2회 1사 후 C.J. 크론에게 던진 초구 직구가 우전 안타로 연결돼 처음으로 출루를 허용한 류현진은 이후 우익수 플라이와 투수 땅볼로 이닝을 마무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류현진은 최고 구속 91마일(146㎞)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선보였다. 오랜만에 실전 투구를 점검한 정도였지만, 본격적인 복귀 청신호를 밝힌 셈이다. 구단에서는 2015년 5월 어깨 수술을 받고 2년 동안 지루한 재활을 한 류현진에게 '90마일 이상의 직구'를 선발 복귀 조건으로 내걸었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이 조건을 채우며 기분 좋은 첫걸음을 뗐다.

지난해 7월 8일 정규 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전 이후 247일 만에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온 류현진은 입단 첫해인 2013년부터 2년간 팀의 3선발로 자리 잡아 포스트시즌에도 등판해 팀 승리를 이끄는 등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어깨 수술에 발목 잡히며 한동안 마운드에 선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류현진이 자리를 비운 사이 팀은 외부 영입과 신인 투수들로 선발진을 보강했고, 그 자신도 팀 내 입지가 좁아졌다고 인정했다.

이날 등판을 마친 류현진은 "기분이 새롭다.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준비 잘해서 선발 로테이션대로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현실을 반영해 "남은 기간 시범경기를 잘 치르다 보면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류현진의 호투를 반겼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팔의 스피드가 좋았고 투구 동작도 꾸준히 유지했다. 하이 패스트볼은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고 류현진의 투구에 후한 점수를 줬다.

타석에 선 한국인 메이저리거들도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시즌 전망을 밝혔다.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스콧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출전해 2회말 맞은 첫 타석에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시범경기 3호 홈런을 신고했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지난 11일 대만의 에이스 천웨이인(마이애미 말린스)을 상대로 세 번째 홈런을 때려낸 후 12일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는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해 시범경기 타율을 4할까지 끌어올렸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