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임즈 빈자리 스크럭스 메우고
- 맨쉽-해커 주축 투수진도 제몫
- KIA 3연전 잡으면 선두 올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1위까지 넘볼 수 있을까.
지난해 창단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으며 준우승을 차지한 NC의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김경문 NC 감독은 세대교체를 선언하며 1군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에 이종욱 이호준 손시헌 등 주전 베테랑들을 제외했다.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준다는 뜻이었지만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샀다. 2년 연속 40홈런-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 수상자로 팀 내 공격력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의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따른 공백도 컸다.

개막 직전까지 이어진 NC를 향한 우려는 '기우'가 되는 모양새다. NC는 최근 10경기에서 무승부 한 경기를 포함해 9연승을 질주 중이다. 패배를 잊은 상승세에는 투타의 조화가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시즌을 앞두고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외국인 타자 문제는 '오른손 테임즈'로 등극한 재비어 스크럭스(사진)가 완벽하게 해결했다. 최근 5경기에서 홈런 5개를 때려내며 시즌 9개 홈런으로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국가대표 외야수 나성범의 활약에 더해 이번 시즌 주전 지명타자 자리를 꿰찬 모창민과 외야수 권희동, 내야수 지석훈이 재평가받을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선발투수진에는 '원투펀치'를 이루는 제프 맨쉽-에릭 해커가 건재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약세로 평가받은 국내 투수들이 성장하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최금강-장현식-구창모 등 젊은 선발진이 모두 승리를 거두며 자리를 잡아가고, 뒤를 받치는 불펜진도 지난 시즌에 이어 리그 1위 평균자책점(3.44)으로 경기 후반을 책임진다. 마무리투수 임창민은 이번 시즌 9세이브를 올리며 27일까지 리그 세이브 1위에 올라 있다.

주전급 부상선수들도 속속 복귀 시점을 앞당기며 힘을 보탠다. 주장 박석민이 부상과 부진을 털고 주중 kt 위즈와의 3연전부터 복귀해 3루 수비에 안정세를 더했고, 주전 키스톤 콤비인 박민우-손시헌 조합도 5월 초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지난 시즌 5월 한 달간 20승으로 역대 최다 한 달 승리 타이기록을 세우며 15연승까지 내달린 기세를 올해도 재현할 전망이다.

NC의 상승세 앞에 놓인 4월 마지막 3연전 일정을 어떻게 치르느냐가 관건이다. 28일부터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1위 KIA 타이거즈와 시즌 첫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 12일 두산 베어스를 꺾고 순위표 맨 위 칸에 자리한 후 17일째 리그 선두를 고수하는 KIA에게도 중요한 일전이다. KIA는 도합 14승, 평균자책점 2.80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선발투수들이 팀을 이끌고 있다.

두 팀 모두 이번 3연전에 사활을 걸었다. NC는 해커와 맨쉽을 모두 내세우고, KIA는 국내파 양현종과 임기영으로 맞불을 놓는다. KIA가 NC와의 3연전을 모두 잡으면 시즌 20승 고지를 가장 먼저 밟게 된다. 반대로 NC가 원정 세 경기를 쓸어담으면 1위 자리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 주말 3연전 28일(금) NC 장현식-KIA 양현종 29일(토) NC 에릭 해커-KIA 김진우 30일(일) NC 제프 맨쉽-KIA 임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