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라운드 선두 김지현 누르고
- 5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자 등극
- 5개 대회 연속 '지현 우승' 저지
- "내년엔 신인왕 목표로 뛰겠다"

프로 데뷔를 앞둔 국가대표 아마추어 골퍼 최혜진(18·학산여고3)이 처음으로 우승컵을 품에 안는 데 성공했다.

	2일 강원도 평창 버치힐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오픈에서 우승한 최혜진에게 선수들이 물을 뿌리며 축하하고 있다. KLPGA 제공

최혜진은 2일 강원도 평창 버치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오픈에서 김지현(26), 조정민(23)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마지막 라운드 한때 김지현이 선두로 치고 나가며 지난 5개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도 '지현 천하'가 이어지는가 했지만 최혜진이 전반에 이어 후반에도 이글을 올리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최혜진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했다. 김지현이 공동선두로 출발해 시즌 4승을 노렸지만 최혜진의 놀라운 기세에 눌렸다. 최혜진은 마지막 날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프로 선배들의 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웠다. 파4 홀인 5번 홀과 16번 홀에서 이글 2개를 잡아낸 최혜진은 이날 보기 없이 9언더파를 올리며 코스레코드(65타)를 2타나 줄였다. 또 2015년 고진영(23)이 세운 대회 최소타 기록(203타)도 1타 줄였다.

무엇보다 최혜진은 KLPGA 투어에서 5년 만에 아마추어 선수로 우승컵을 안으며 한국 골프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KLPGA 투어에서 아마추어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12년 김효주(21)가 롯데마트 여자오픈을 제패한 이후 처음이다. 최혜진은 이번 우승으로 프로 전향을 한다면 올해와 내년 KLPGA 투어 전 경기 출전권을 받는다. 만 18세가 되는 다음 달 23일이 지나면 프로로 전향할 수 있는 최혜진은 9월께 프로 전향을 선언할 계획이다. 최혜진은 "내년부터 KLPGA 투어에서 뛸 생각이었는데 시드전을 치르지 않게 돼서 기쁘다. 내년에는 신인왕을 목표로 뛰겠다"고 말했다. '될성부른 떡잎'으로 불리는 최혜진은 고교 2학년이던 지난해 이미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아마추어 골프의 메이저 대회인 제14회 호심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우승한 데 이어 8월 열린 제23회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도 제패했다. 이어 9월에 열린 세계여자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 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올 들어 지난 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호주 여자오픈에서는 우승한 장하나에 이어 한국 선수로서는 가장 높은 공동 7위에 올랐다. KLPGA 대회에도 잇따라 참가해 지난 5월 E1 채리티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달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도 공동 4위에 올랐다.

김지현은 마지막 날 3타를 줄였지만, 최혜진의 폭풍 샷에 1타가 모자라 4승 문턱에서 물러섰다. 김지현은 우승은 놓쳤지만, 최혜진이 아마추어라서 받지 못한 우승 상금을 조정민과 나눈 7800만 원을 받아 위안으로 삼았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