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과 심판 간 현금이 오간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최근 논란이 된 프로야구 구단과 심판 간 금전수수 및 사업 입찰비리 의혹에 대해 KBO에 대한 검찰 고발과 회계감사를 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2일 스포츠 전문 매체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13년 포스트 시즌 경기를 앞두고 최규순 전 심판(2013년 퇴출)의 급전 요구 연락을 받고 김승영 전 두산 베어스 대표이사가 300만 원을 건넸다. 이전부터 야구인 선후배와 구단 고위 관계자에게 급전이 필요하다며 자주 연락한 최 전 심판을 퇴출한 KBO는 이후 관련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각 구단에 공문을 보내 두산과 넥센 히어로즈 구단의 자진신고를 받아냈다.

문체부는 이 사건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자료를 검토한 결과 KBO가 해당 구단의 답변만으로 조사를 마무리한 것을 확인했다. 더불어 △지난해 8월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도 최 전 심판의 소재지를 파악한다는 명목하에 약 6개월간 조사를 지연한 점 △송금 계좌를 확보하고도 계좌 추적 등을 수사기관에 의뢰하지 않은 점 △상벌위원회를 통해 김 전 대표의 '개인 제재' 선에서 징계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비공개로 결정한 점 등을 들어 KBO가 이 사건을 축소 또는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해 검찰에 수사 의뢰를 결정했다.

임영아 문체부 스포츠산업과장은 "심판 금품수수 사건은 프로야구계의 구조적인 폐해를 묵인한 KBO의 직무유기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이다.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잘못된 일은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