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열린 세계 메이저 여자테니스 대회에서 오랜만에 윌리엄스 자매가 아닌 미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이지만 그렇다고 신인은 아니다.
슬론 스티븐스(24·랭킹 83위)이 10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우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서 절친 후배 매디슨 키스(22·16위)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누르고 US오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시드를 배정받지 못한 선수가 이 대회 두 번째로 우승을 차지했다. 스티븐스는 2009년 벨기에 선수 킴 클레이스터르스 이후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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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론 스티븐스가 US오픈 결승에서 우승한 후 미국테니스협회 회장인 카트리나 애덤스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건네받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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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스티븐스의 완벽한 수비에 키스가 잇달아 실수하며 스티븐스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첫 세트에서는 일부 박빙의 경기가 있었으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키스가 실수했다. 2세트에서는 스티븐스의 완벽한 승리였다.
경기가 끝난 후 스티븐스는 키스를 꼭 껴안으며 키스를 위로했다. 자신과 같이 부상을 겪은 선수에 대한 애정이었다. 스티븐스는 이번 우승으로 370만 달러(약 41억 원)을 거머쥐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2000점을 얻어 내일 공개되는 세계 랭킹도 껑충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스의 승리는 미국 여자테니스의 세대 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티븐스의 이번 우승은 세계 테니스를 호령한 윌리엄스 자매를 제외하고 19년 만에 미국인 US오픈 여자단식 우승이다. 1998년 린지 대븐포트가 우승한 이후 미국인으로는 윌리엄스 자매만이 US오픈 우승컵을 가져갔다.
그는 15년 만에 윌리엄스 자매를 제외하고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 미국 선수이기도 하다.제니퍼 캐프리아티가 2002년 호주 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윌리엄스 자매를 제외하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없다.
스티븐스는 2013년 호주오픈 준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세레나 윌리엄스를 물리치며 세계 테니스계에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알렸다. 곧 우승할 줄 알았던 그는 부상을 당하면서 팬들의 뇌리에서 잊혔다.
지난해 8월 리오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마친 후 왼쪽 발 피로골절로 올해 1월 수술했다. 11개월가량 코트에 나타나지 못한 스티븐스는 지난 7월 윔블던 대회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후 서서히 기량을 회복한 끝에 수술 후 다섯 번째 대회인 US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스티븐스는 18일 개막하는 WTA 투어 KEB하나은행·인천공항 코리아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에 따른 유명세로 참가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