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선수 플레이 벌타 후 면책
- 타 선수들 2R 출발 거부 사태
- 경기위원장, 미숙 운영 사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이 선수들의 반발로 1라운드 경기가 취소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휩싸였다.

KLPGA 투어는 20일 “전날 열린 1라운드를 취소하고 오전 10시40분부터 1라운드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유례없는 라운드 취소는 전날 일부 선수에 대한 벌타 부과가 취소되면서 비롯됐다. 전날인 19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클럽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그린과 그린 주변 지역(프린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던 게 일차 원인이었다. 일부 선수가 프린지 지역을 그린으로 착각해 공을 집어 들었고 이는 골프 규칙 18-2를 위반해 1벌타를 받아야 한다.

최혜진(18)은 10, 13번 홀 그린 주변 지역에서 공을 집어 들어 각 1벌타씩 받아 4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KLPGA 경기위원회는 ‘그린 구역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벌타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벌타가 ‘면책’되면서 최혜진은 6언더파가 돼 공동 선두가 됐다.

그러나 일부 선수가 KLPGA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히면서 1라운드가 열린 19일 밤늦게까지 논란이 계속됐다. KLPGA 측에서 오후조 선수들의 경기 시간에 프린지 지역에 흰색 점을 찍어 구분하도록 했으나 이런 조치가 오히려 오전조 선수들과 비교해 불공정한 경기 운영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수들의 반발이 이어진 끝에 20일 2라운드 출발을 거부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결국 KLPGA 투어는 전날 1라운드 결과를 취소하고 이날 1라운드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대회는 3라운드로 축소됐다. 이전에도 경기진행요원 실수로 주최 측이 경기를 취소한 적은 있어도 선수들의 집단 반발로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사무국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