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위권 도전 바이애슬론 문지희
- 반란 꿈꾸는 스켈레톤 정소피아
- 노르딕 복합 유일 출전 박제언
- 체전 전설 크로스컨트리 이채원

- 비인기 종목 설움 묵묵히 견디며
- 한 걸음씩 떼는 ‘위대한 도전’

국가대표라면 누구나 메달을 꿈꾼다. 스포트라이트도 금메달리스트에게 집중되기 마련이다. 눈길을 돌려보면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견디며 묵묵히 세계 10위권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는 선수들이 상당수다. 그들의 땀방울 무게는 세계 1위와 견줘도 가볍지 않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의 땀은 소중하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크로스컨트리 스키 이채원, 바이애슬론 문지희, 노르딕 복합 박제언, 스켈레톤의 정소피아 선수. 연합뉴스

여자 바이애슬론의 문지희(30)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30위권 진입을 꿈꾼다. 30위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바이애슬론은 사격에서 순위가 요동친다. 30위권에 진입하는 모든 선수가 메달 후보로 대접받는 이유다. 바이애슬론의 ‘전설’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44·노르웨이)도 2017-2018시즌 월드컵 5차 개인 종목에서 사격 실수를 연발해 42위에 그쳤다.

문지희는 2010 밴쿠버올림픽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번 시즌 월드컵 4차 스프린트 경기에서 역대 최고인 30위를 기록했다. 문지희의 또 다른 목표는 평창올림픽 스프린트 종목에서 60위권에 들어 추적 종목에 출전하는 것이다. 2014 소치올림픽에선 74위에 그쳐 추적은 뛰지 못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간판’ 이채원(37)은 동계체육대회에서 67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전설이다. 그는 소치올림픽에서는 36위를 기록했다. 이채원은 “소치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국내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20위권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얇은 선수층을 고려하면 20위는 ‘위대한 발걸음’이다.

여자 스켈레톤의 정소피아(24)는 평창의 기적을 노린다. 정소피아는 그동안 월드컵보다는 한 단계 아래 수준의 대회인 북아메리카컵과 인터콘티넨털컵에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11월 미국 유타주에서 열린 북아메리카컵 5·6차 대회에서 각각 은·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월드컵 5차 대회에서는 19위에 올랐다.

정소피아의 현재 세계랭킹은 26위이다.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려면 월드컵 7차 대회가 끝났을 때 세계랭킹 35위 안에 들어야 한다. 그는 남자 스켈레톤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윤성빈(24)처럼 평창에서 ‘조용한 반란’을 꿈꾸고 있다.

박제언(24)은 우리나라 노르딕 복합의 유일한 국가대표다. 그는 지난해 2월 평창에서 열린 노르딕 복합 월드컵에서 개인전 30위에 올라 목표로 했던 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획득했다. 노르딕 복합은 크로스컨트리에 스키점프를 결합한 종목이다. 크로스컨트리에 필요한 지구력과 순발력에 스키점프의 기술과 담력까지 갖춰야 해서 노르딕 복합은 ‘스키의 왕’이라 불린다.

남자 피겨 국가대표 차준환(17·휘문고)의 목표는 세계 10위권 진입이다. 차준환은 지난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달보다는 ‘클린’ 연기를 펼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