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2번·준우승 1번 경험 공유
- “챔피언의 기운, 구장에 넘칠것”

“한 번만 더요.”

	롯데 자이언츠 민병헌이 지난 5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서 3루로 전력 진주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8일 일본 오키나와의 롯데 자이언츠 전지훈련장. 민병헌(31)의 배팅 훈련은 이날도 하염없이 길어졌다. 그는 상자에 담은 공이 다 떨어질 때까지 “한 번 더”를 외쳤다.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는다”고 엄살떨던 민병헌은 지난 4일 청백전에서 2안타를 때리더니 LG 트윈스(5일)와 한화 이글스(7일)를 상대로 한 연습경기에서도 안타 하나씩을 추가했다.

4년 총액 80억 원에 부산 갈매기가 된 그는 어떤 포지션이든 맡을 준비가 돼 있다. “감독님이 외야 자원이 넘쳐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아요. 저는 어디든 가리지 않고 뛸 준비가 돼 있습니다.”

민병헌의 부산 적응은 87년생 동갑내기들이 돕고 있다. 외야수 김문호와 내야수 정훈이 특히 그와 친하다. 전준우나 손아섭과도 끈끈한 호흡을 유지한다. 두산 시절부터 유지한 등 번호 49번은 친구인 투수 배장호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3번을 달았다.

민병헌은 두산 시절부터 사직구장뿐 아니라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부산 팬들의 응원에 소름이 돋았다고 한다. “열정적인 응원에 실력으로 보답하는 게 프로선수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사직 노래방’ 기대합니다. 제 응원가가 온 부산에 울려퍼지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의 ‘우승 DNA’는 동료들에게도 큰 자극이 된다. 자주 ‘우승 경험’을 이야기하며 선수단의 의욕을 북돋운다. 그는 두산 시절 3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 2번과 준우승 1번을 경험했다. “제가 최근 3년간 두산 라커룸에서 느꼈던 ‘챔피언 기운’이 올해 사직구장에서도 넘칠 겁니다. 홈 팬들도 시즌 중 분명히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민병헌은 우승을 위해 개인적인 목표도 잠시 내려놨다. 올해 성적에 따라 6년 연속 3할대 타율과 개인 통산 1000안타 기록도 세울 수 있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나’가 없다.

그는 “부산 팬들의 ‘Again 1992’ 소망을 잘 안다. 올해는 우승만 바라보고 가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오키나와=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