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 7-6·영국에 5-4 승리
- 휠체어엔 ‘심리기술카드’ 부착
‘오벤저스’로 불리는 휠체어컬링 국가대표팀이 4강에 진출했다. 연전연승의 원동력 중 하나는 베테랑의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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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대표팀 정승원의 휠체어 손잡이에 ‘나는 할 수 있다’, ‘안 죽을 만큼 엎드려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
백종철 감독이 이끄는 세계랭킹 7위 대한민국은 15일 오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중국(2위)과의 평창동계패럴림픽 예선 11차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이날 오전 영국을 5-4로 꺾은 우리나라는 예선 1위(9승 2패)로 4강에 올라 16일 노르웨이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백 감독은 “베테랑 정승원(60)이 영국전에서 선보인 환상적인 샷이 4강 진출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정승원은 영국과 4-4로 맞선 마지막 8엔드에서 기적을 연출했다. 그가 던진 스톤은 하우스 앞에 포진해 있던 영국의 스톤 2개 사이를 비집고 기가 막히게 버튼(중앙)으로 파고들었다.
경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정승원은 “위닝샷에 성공하자 너무 기뻐 1분간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며 웃었다. 그의 휠체어 손잡이에는 뭔가 잔뜩 적힌 노란 종이가 붙어 있었다. 정승원은 “이기기 위한 문구”라고 설명했다.
장창용 멘털코치는 선수들에게 ‘우리 팀을 빛나게 하는 심리기술 카드’라는 것을 만들어줬다. 그 카드에는 ‘나는 프로페셔널이다’ ‘100% 집중된 샷을 하자’ ‘지금 주어진 이 샷뿐이다’ ‘그동안 흘린 피눈물을 잊지 말자’라고 적혀 있다.
정승원은 여기에 더해 ‘안 죽을 만큼 엎드려라’라고 적힌 글귀를 노란 종이에 적어 부착했다. 정승원은 상반신을 앞으로 숙이지 않은 채 허리를 뻣뻣하게 세우고 샷을 하는 안 좋은 버릇이 있다고 한다. 그는 영국전에서 노란 종이를 힐끗 보고는 승부를 결정짓는 샷을 날렸다.
승리를 부르는 ‘마법 카드’를 손에 꼭 쥔 태극전사들은 부담 없이 중국전에 임했다. 한국은 3엔드까지 3-1로 앞섰지만 4엔드에 4점이나 내주면서 3-5로 역전당했다. 6엔드에 6-5로 재역전한 한국은 7엔드에 1점을 허용해 승부는 6-6 원점으로 돌아왔다. 8엔드에서는 마지막까지 중국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1점을 뽑아내 대미를 장식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