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대회 때 선두 톰슨 벌타로
- 연장 접전 끝 우승 영광 유소연
- “제 실력 증명할 것” 2연패 도전
- 박성현·고진영·최혜진도 도전장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은 유소연(28)에게 특별하다. 지난해 짜릿한 연장전 우승을 한 덕에 박성현(25)과 공동으로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유소연, 박성현, 고진영

반면 렉시 톰슨(미국)은 눈물을 흘렸다. 당시 4라운드 중반까지 선두를 달리던 그에게 예상치 못한 불운이 닥쳤다. TV 시청자가 ‘톰슨이 3라운드에서 오소 플레이(잘못된 장소에서 경기를 이어가는 경우를 일컫는 골프용어)를 했다’고 제보한 것이다. 결국 톰슨은 한꺼번에 4벌타를 받고 연장전에 나섰다가 유소연에게 패했다. LPGA는 논란이 뜨거워지자 ‘TV 시청자 제보로 규정 위반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룰을 신설했다.

29일부터 2018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올린다.

지난 시즌 5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3개를 휩쓴 ‘코리안 시스터스’는 이번에도 정상에 도전한다. 태극낭자들은 올해 열린 6차례 LPGA 투어 대회에서 이미 3승을 휩쓸었다. 최근 2개 대회에서는 박인비(30·파운더스컵)와 지은희(32·KIA 클래식)가 나란히 우승했다.

지난해 US여자오픈 챔피언 박성현은 메이저 무대에서 최근 부진을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지난 시즌 LPGA 투어에 진출한 박성현은 그동안 컷 탈락이 한 번도 없었으나 지난주 KIA 클래식에서 처음으로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박성현의 이번 시즌 최고 성적은 혼다 타일랜드 공동 22위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가 134위(31.36개)로 떨어져 ‘2년 차 징크스’를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시즌 상금·신인상과 올해의 선수 부문 선두를 달리는 고진영(23)도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고진영은 앞서 출전한 5개 대회에서 우승 한 번을 포함해 10위 내에 네 번 진입하며 안정된 경기력을 뽐냈다.

지난해 US오픈에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해 준우승한 최혜진(19)과 세계랭킹 1위 펑산산(중국)도 ‘메이저 퀸’을 노린다. 톰슨 역시 유소연의 2연패를 저지하기 위해 출전한다.

유소연이 우승하면 2001년과 2002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이어 16년 만에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유소연은 최근 LPGA 투어 인터뷰에서 1년 전 그날을 떠올리며 “더 열심히 연습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런 일(벌타)이 없었어도 내가 충분히 우승할 실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연습했다. 그 덕분에 19주 동안 세계랭킹 1위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