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윙포워드·윙백 가능 멀티형선수
- “몰락한 명가’ 부산 자존심 세워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는 한때 스쿼드의 절반 이상이 국가대표였다. 2부리그로 강등된 2016시즌부터 주전들이 하나둘 빠져나가면서 국가대표 배출도 뜸해졌다. 부산 소속의 마지막 국가대표였던 이정협(쇼난 벨마레)마저 지난겨울 떠났다. 러시아월드컵 엔트리에도 부산 선수는 없다. 이런 가운데 부산의 ‘젊은 피’ 김문환(23)이 23세 이하 대표팀에 선발돼 그나마 자존심을 지키게 됐다.

부산 아이파크의 김문환(오른쪽)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U-23 대표팀에 선발돼 소속팀의 자존심을 지키게 됐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김문환이 상대 선수와 볼을 다투는 모습. 부산 아이파크 제공

대한축구협회는 U-23 대표팀의 인도네시아 전지훈련을 앞두고 25명의 소집 명단을 18일 발표했다. U-23 대표팀은 오는 8월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김문환은 수비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문환의 원래 포지션은 오른쪽 윙포워드이다. 아이파크의 선수 소개란에도 김문환은 공격수라고 적혀 있다. 정규리그에서도 주로 공격수로 활약했다. 지난 1월 U-23 아시아챔피언십에서는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김문환이 수비수로 발탁된 배경에는 최윤겸 부산 감독의 ‘배려’가 있었다. U-23 대표팀에는 최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부리그 승격 통보를 받은 백승호(지로나)와 이진현(아우스트리아 빈) 같은 걸출한 선수가 다수 포진해 있다. 최 감독은 김문환이 수비수로 뛰면 대표팀에 발탁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실제로 김문환은 최근 안산·서울 이랜드와의 두 경기에서 모두 윙백으로 출전해 흠잡을 데 없는 활약을 펼쳐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윙포워드가 윙포워드를 수비하는 윙백으로 변신한 것이다.

최 감독은 “김문환은 어린 선수답지 않게 볼을 다루는 기술이 좋고 경기 운영 능력도 뛰어나다. 측면에서는 윙백부터 윙포워드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자원인 만큼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김문환 자신도 포지션 변경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오히려 공격보다 수비 포지션이 더 편하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아시안게임에서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U-23 엔트리에는 유럽파인 백승호·이진현과 서영재(함부르크SV)가 합류했다. 러시아월드컵 대표팀에 소집된 이승우(베로나)와 U-19 대표팀에 발탁된 조영욱(서울) 전세진(수원)은 제외됐다.

U-23 대표팀은 오는 28일 소집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2주간 훈련한 뒤 다음 달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현지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