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한 적극적으로 승부합니다”

야구의 1번 타자는 해야 할 일이 많다. 안타 생산은 물론 상대 투수의 투구 수도 늘려야 한다. 출루하면 빠른 발로 상대 내야를 흔드는 것도 1번 타자의 몫이다. 요즘 KBO리그에는 ‘강한 1번 타자’가 대세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가 대표 주자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가 ‘강한 1번 타자’의 대표주자로 활약 중이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1회 솔로 홈런을 때려내는 전준우의 모습. 롯데 자이언츠 제공

전준우는 지난 6일까지 1번 타자로 33경기에 나섰다. 시즌 성적은 타율 0.347에 4홈런 22타점 34득점 4도루. 1번 타자로 출전했을 때는 타율 0.390에 4홈런 19타점 29득점을 기록해 성적이 더 좋다. 반면 도루는 적다. 최근 3년간 10개 이상의 도루를 한 적이 없다.

전준우는 8일 “예전에도 1번으로 주로 나섰기 때문에 제일 편한 자리다”면서도 “볼넷을 자주 고르고 도루를 많이 하는 전통적인 1번 타자와 달리 홈런과 장타를 많이 날리는 강한 1번 타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준우의 장타율(0.480)과 출루율(0.397)은 다른 팀의 1번 타자에 뒤지지 않는다. 전준우만의 공격적인 성향은 최근 10경기 4할이 넘는 타율(0.471)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그래도 그는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전준우는 “타격 컨디션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계속 노력한다. 전날 좋았던 부분과 안 좋았던 부분을 늘 확인하고 다음 경기에 꼭 반영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익숙한 1번 타순과 다르게 수비에서는 낯선 경험을 하는 중이다. 자유계약선수(FA) 민병헌이 합류하며 붙박이 중견수에서 좌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치열한 주전 경쟁을 뚫고 전 경기에 출장 중인 그의 또 다른 걱정거리는 부상이다. 지난 시즌에도 초반 좋았던 페이스를 옆구리 부상을 당한 이후 잃어버려 아쉬움이 남았다. “항상 다치지 말고 오래 야구하자고 다짐합니다. 비시즌에 몸 관리에 집중했고,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주는 덕분에 아직은 잘하고 있습니다.”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외야 수비에도 적응 중인 그의 활약에 비해 팀은 최근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전준우의 희망은 꺼지지 않았다. “아직 했던 경기보다 할 경기가 더 많이 남았습니다. 선수들 모두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팬 여러분도 포기하지 마시고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각팀 1번 타자 타율 1위 롯데 전준우 0.390 154타수 60안타 2위 LG 이형종 0.389 157타수 61안타 3위 SK 노수광 0.317 205타수 65안타 4위 넥센 이정후 0.306 186타수 57안타 5위 한화 이용규 0.305 190타수 58안타

◇ 각팀 1번 타자 홈런 공동 1위 롯데  전준우 LG  이형종 4개 공동 3위 삼성  박해민 넥센  이정후  3개 ※자료 : STATIZ (6일 기준 1번 타자로 100타수 이상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