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래잡기·격투기 합친 듯한 종목
- 종주국 인도 팀 입단, 고군분투
- 4년 만에 리그 최고 공격수 등극
- “체력·기술 부족했던 인천 AG
- 이번엔 달라진 모습 보여줄 것”
아시안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종목 대부분은 국내에서는 비인기 종목이다. 술래잡기와 격투기가 혼합된 ‘카바디’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종주국인 인도에서는 프로리그가 열리고 경기마다 팬이 경기장을 가득 메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공교롭게도 이 리그에는 부산 출신 ‘장군’이 한국 카바디의 개척자로 활약 중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카바디 첫 금메달을 이끌 이장군(26·벵갈 워리어스)이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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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군이 지난 28일 동아대 유도경기장에서 열린 태국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몸을 날리고 있다. 전민철 기자 |
카바디는 7명이 지키는 상대 진영에 공격수가 혼자 들어가 수비수의 몸을 건드리고 자기 진영으로 돌아오면 점수를 얻는 방식이다. 공격수는 쉴 새 없이 “카바디”(‘숨을 참다’란 뜻의 힌두어)를 외쳐야 한다. 상대를 잡거나 밀어내고 던지는 격한 운동이지만 그만큼 박진감이 넘친다.
“단체 종목이니까 여러 선수가 뒤엉키고 몸으로 부딪치는 장면이 많아요. 힘도 좋아야 하지만 머리도 써야 하는 운동이라 지켜보면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장군은 인도 카바디리그 벵갈 워리어스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 중이다. 2014년 출범한 인도 프로리그에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입단 초기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처음에는 여행으로도 인도를 가 본적이 없어서 걱정이 많았죠. 당시 음식이 입에 안 맞아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살도 엄청나게 빠졌고요.”
하지만 올해로 5년째인 인도 생활도 이제 익숙하다. 첫 시즌 300만 원 남짓했던 연봉도 이제는 리그 연봉 3위(1억1000만 원) 수준으로 오를 정도로 인정도 받았다. 외국인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슈퍼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지금은 인도에 가면 오히려 살이 찐다”는 이장군은 “그래도 고향이자 집이 있는 부산에 와야 마음이 편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장군은 한국 카바디 대표팀의 주장이자 에이스다. 그는 지난 28일 동아대 유도경기장에서 열린 태국 카바디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도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하는 후배들에게 상대 에이스의 기술이나 습관을 가르쳐주고 대비할 수 있도록 조언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4년 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아시안게임 무대는 처음이라 아무것도 몰랐죠. 체력이나 기술·경험 등 모든 면에서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투혼을 발휘해 동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카바디에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안겼다. 이번 대회 목표는 역대 첫 금메달이다. 종주국 인도를 비롯해 이란 태국 등 강팀이 즐비하지만 4년 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부산은 한국 카바디의 ‘메카’다. 한국 카바디는 2002 부산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당시 경기 진행을 맡은 동아대 체육학과 출신을 중심으로 국내에 자리 잡았다. 대한체육회 가맹단체 중 부산에 중앙협회를 둔 몇 안 되는 종목 중 하나기도 하다.
“부산에서 시작한 한국 카바디가 부산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땀 흘리며 훈련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이 응원해주시면 좋은 결과로 꼭 보답하겠습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