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 투수론 역대 4번째 기록
- 재활 거쳐 1459일 만에 PS 무대
- 에이스 커쇼 대신 1선발로 나서
- 부담감 날리고 팀 6-0 승리 견인
- 현지 언론 “거장다운 활약” 찬사

“거장다운 활약(masterful performance).” “상대 타선에 수갑을 채웠다.”

미국 언론이 5일 코리안 메이저리거 최초로 포스트시즌(PS) 1차전 선발승을 거둔 류현진(31·LA 다저스)에게 보낸 찬사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5일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USA TODAY 연합뉴스

류현진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1차전에서 7이닝을 4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6-0 승리를 이끌었다. 전광판에 ‘K’가 뜰 때마다 홈 팬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타선에선 작 피더슨(1회 1점)과 맥스 먼시(3회 3점) 엔리케 에르난데스(6회 1점)가 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은 PS에서 두 차례 이상 7이닝 무실점을 한 역대 4번째 다저스 투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그는 2013년 NL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레전드인 샌디 쿠팩스·오렐 허샤이저·제리 로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가을야구 무대에 선 건 2014년 10월 7일 세인트루이스와의 NLDS 3차전(6이닝 1실점)에 이어 1459일 만이다. 그는 이날까지 PS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96으로 호투해 ‘빅게임 피처’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에이스인 클레이턴 커쇼 대신 1선발로 나선 부담감도 모두 날려버렸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뿌듯함을 드러냈다. 수술과 힘든 재활 과정을 소개할 땐 살짝 목이 메기도 했다. “재활할 때도 계속 마운드에서 던지고 싶다는 생각만 했어요. 매 경기 선발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만 하자고 다짐합니다.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아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은 오늘 그가 하고자 하는 걸 다 해냈다. 공이 상대 타자의 배트를 비켜나갔다. 걸어 나간 주자도 없었다. 정말 잘 싸웠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고 칭찬했다. 브라이언 스니트커 애틀랜타 감독 역시 “류현진의 빠른 볼과 체인지업에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도 류현진을 1차전 선발로 낙점한 로버츠 감독의 선택이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MLB닷컴은 “놀라운 결정이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다저스의 PS 1차전 선발투수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커쇼의 몫이었다. LA타임스는 “류현진이 애틀랜타 타선에 수갑을 채웠다”고 찬사를 보냈다.

‘포커페이스’ 류현진이 긴장해 실수하는 장면도 나왔다. 그는 4회 1사에서 프레디 프리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다가 돌아왔다. 이닝이 끝났다고 착각한 것이다. 유격수 매니 마차도에게 공을 건네받으며 멋쩍게 웃은 그는 닉 마카키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끝냈다.

한편 또 다른 NLDS에서는 밀워키 브루어스가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로 콜로라도 로키스를 3-2로 꺾었다. 콜로라도의 오승환은 등판하지 않았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