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수·손흥민·지동원 등도
- 16번 유니폼 들고 애정 드러내
선제골을 터뜨린 환희의 순간, 태극전사들은 부상으로 팀을 떠난 옛 캡틴 기성용(뉴캐슬)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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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용 보고 있나- 23일 새벽 끝난 한국과 바레인의 아시안컵 16강 연장전에서 김진수의 역전 결승골이 터진 직후 손흥민(왼쪽)과 지동원이 등번호 16번이 새겨진 기성용의 유니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23일 밤 끝난 한국과 바레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전반 43분 첫 골을 기록한 황희찬(함부르크)은 골 세리머니 도중 황인범(대전)을 불러 나란히 섰다. 황희찬은 10개의 손가락을, 황인범은 6개의 손가락을 펴 카메라에 보였다. 펼친 16개의 손가락은 기성용의 등 번호인 16번을 뜻했다.
지난 7일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친 기성용은 열흘이 넘도록 재활에 집중했지만 부상이 악화돼 결국 21일 두바이를 떠났다. 팀의 기둥 역할을 하던 기성용의 대표팀 하차에 선수들은 아쉬워하면서도 우승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다.
기성용은 한국의 두 번째 결승골 이후 세리머니에도 등장했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 이용의 크로스를 받아 결승 헤딩골을 터뜨린 김진수(이상 전북)는 벤치로부터 기성용의 16번 유니폼을 받아 번쩍 들어 관중에게 보였다. 손흥민(토트넘)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도 기성용의 유니폼을 건네받아 펼쳐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이 두 번의 ‘기성용 세리머니’는 선수들이 사전에 준비한 것이 아니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연출한 세리머니였다. 이날 선제골을 넣은 황희찬은 경기 후 기성용에 대해 “정말 존경하는 선수”라며 “모든 선수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경기장에서 성용이 형 생각이 더 나서 인범이와 경기장에서 바로 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성용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손흥민도 “형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며 “아픈 상황에서도 훈련하고 뛰려고 노력하신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런 세리머니도 감동적이지만 아직 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제일 좋은 선물은 우승일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진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부상 하차가) 얼마나 큰 상처이고 아픔인지 알고 있어서 성용이 형 몫까지 열심히 하려고 했다”며 ‘맏형’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윤정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