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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박이 전술이 부른 참사…벤투호 세대교체 과제

대표팀 8강서 카타르에 0-1 패

  •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
  •  |   입력 : 2019-01-27 19:35:27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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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드업 고집 부리다 조기 탈락
- 손흥민 중국전 투입도 패착 돼

- 기성용·구자철 태극마크 반납
- 카타르월드컵 새 판 짜기 고민
- 황인범·황희찬 등 경쟁력 의문
- 해외 유망주 기회 제공 목소리

아시안컵 4강 문턱에서 좌절한 한국 축구가 가시밭길로 가는 변곡점 위에 섰다. 기성용(뉴캐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베테랑들의 은퇴로 세대교체가 눈앞에 다가왔지만, 차기 주자들의 경쟁력에 물음표가 붙는다. 오는 9월 시작될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전까지 세대교체의 기틀을 다져야 할 과제도 안게 됐다.
   
축구대표팀이 지난 25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카타르와의 8강전 경기가 끝난 뒤 응원단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 25일 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8강전에서 카타르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조별리그 내내 이어진 판에 박은 듯한 빌드업 전술과 무색무취한 경기력이 8강전에서도 반복됐다. 대회 도중 의무진을 교체한 대한축구협회의 헛발질까지 겹친 대표팀은 8강전에서도 부상 등 컨디션 관리에 실패하며 총체적 난맥상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59년 만의 우승이라는 담대한 포부를 가지고 닻을 올렸지만 ‘속 빈 강정’과 다름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8강전 도중 물을 마시는 장면. 연합뉴스
벤투호는 이번 아시안컵 전까지 4승 4무로 무패행진을 달리며 59년 만의 우승에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막상 대회에 들어가 보니 매 경기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다. 조별리그 첫 경기 필리핀전부터 삐걱댔다. 중국과의 3차전에서 두 골 차로 이기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손흥민(토트넘) 선발 카드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벤투 감독은 유일한 게임체인저인 손흥민을 90분 풀타임에 가깝게 기용하며 체력 방전을 자초했다. 리더인 기성용마저 부상으로 빠진 터라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손흥민은 정작 16강, 8강전에서 힘 한 번 못 쓴 채 고배를 마셨다.

더 큰 문제는 세대교체 후 맞이해야 할 2022 카타르월드컵이다. 한국축구는 카타르월드컵 8강을 목표로 벤투 감독과 계약했지만, 아시안컵의 실패로 초반 추진력을 잃었다. 박지성 이후 대표팀을 이끌던 기성용 구자철 이청용 등 대표팀을 이끌던 주축 세대도 노쇠화 현상을 보인다. 구자철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기성용도 부상으로 조기에 낙마한 뒤 사실상 은퇴의사를 밝혔다. 동갑내기들의 은퇴에 이청용(보훔)은 거취를 고민 중이고, 주전 윙백 이용(전북)도 올해 34세가 됐다.

황인범(대전) 김민재(전북) 황희찬(함부르크) 등 1996년생 젊은 선수들이 배턴을 이어받았지만 국제무대에서 무게감이 떨어진다. 아시안컵 우승을 통해 좀 더 큰 경험을 쌓았으면 성장세는 더 빨라졌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3년 뒤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해야 할 좋은 자원이지만,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쟁력을 얼마나 보여줄지 미지수다. 게다가 황인범 김민재는 경쟁력이 높은 유럽리그 대신 각각 미국 MLS(메이저리그사커)와 중국 슈퍼리그로 이적을 앞두고 있다.

결국 한국 축구도 이강인(18·발렌시아) 정우영(19·바이에른 뮌헨) 등 차세대 유망주들에게 조기에 대표팀 승선 기회를 줘 경험을 쌓게 하는 도전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어릴 적부터 스페인 무대를 경험한 백승호(21·지로나)도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자원으로 평가된다.

오는 3월 다시 소집되는 벤투호는 이제 월드컵 지역예선 준비에 들어간다. 국제대회 같은 빅 이벤트가 없어 스스로 반전 드라마를 쓰지 못하면 벤투 감독의 자질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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