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기후 보였던 지난해와 딴판
- 낮기온 30도로 후텁지근했지만
- 구름과 바람이 땀방울 날려줘
- 美日로 간 팀은 궂은날씨에 울상
- 오늘부터 현지 프로팀과 평가전
“나이스 볼 나이스 배팅! 좋아 좋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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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대만 가오슝 차오터우구 국경칭푸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에서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타자들의 라이브 배팅에 맞춰 투구를 하고 있다. 가오슝=김채호 기자 |
19일 오후 대만 가오슝 차오터우구 국경칭푸구장.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현장은 선수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점심 식사 후 시작된 타자들의 라이브배팅 소리였다. 손승락과 나종덕 배터리에 맞춰 민병헌, 신본기, 카를로스 아수아헤 등이 호쾌한 타격을 선보였다. “아수(아수아헤의 호칭)”하고 외치는 환호가 이어졌다.
오후 2시께 수은주는 영상 30도를 가리켰다. 가만히 있어도 콧등에 땀이 맺힐 정도로 후텁지근했지만 훈련에는 최적이었다. 가끔 구름이 해를 가려 자외선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고, 간간히 바람까지 불어 땀방울도 날려줬다. 예보됐던 비구름도 걷혔다.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가오슝으로 건너와 훈련한 지 21일째인 이날도 쾌적한 날씨가 이어졌다. 롯데는 그간 비 한 번 구경하지 않고 스케줄대로 훈련과 휴식을 반복해왔다. 이날은 투수, 내야, 외야, 포수 등 포지션별 훈련 대신 오전 9시10분부터 웜업에 이은 피지컬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간 캠프에서 해오던 과정에서 좀 더 과학적인 지표를 추가해 진행된 이번 테스트는 근육 강도, 밸런스 등 신체 지표를 확인하며 장기적으로 선수들의 데이터를 쌓는 과정이다. 양상문 감독은 공식적인 첫 평가전을 하루 앞둔 터라 선수단에 부상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다.
올해 롯데의 전지훈련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완전히 딴판이다. 지난해는 한파 등 예년과 다른 이상기후에 예보에 없던 비까지 내리며 선수단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시즌 개막 후 내리 7연패를 당한 원인 중 하나로 가오슝 캠프가 지목된 이유다. 롯데는 2년 연속 같은 장소를 택하며 지난해와 같은 우려를 낳았지만 보란 듯이 걱정을 날려버렸다.
다른 팀들과 비교해도 최고의 출발이다. kt 위즈, 키움 히어로즈, NC 다이노스 등이 짐을 푼 미국 애리조나 투손은 영하 1도~영상 10도를 오가며 쌀쌀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비까지 내려 일부는 몸만들기에 애를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오키나와에 짐 푼 KIA 타이거즈 등 3개 구단도 날씨에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강한 바람과 갑작스러운 비가 겹쳐 훈련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KIA는 연습경기를 취소하고, 캠프 스케줄 변경을 논의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반면 롯데는 2차 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떠날 오는 25일까지 평온한 기온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관계자는 “오키나와로 넘어갈 때까지 걱정 없다. 계획한 대로 차질 없이 완벽하게 연습경기와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오슝은 호주 시드니에서 불거진 LG 트윈스의 카지노 사태 여파에서도 무풍지대다. 오키나와에 있는 구단들은 휴식일에 파친코를 금지하는 등 선수단의 일탈 단속에 나섰지만 롯데만큼은 차분하다. 구장에서 40여 분 떨어진 숙소 주변으로 대형 아울렛·테마파크 등 리조트가 있고 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시내까지 이동하려면 버스나 콜택시를 장시간 이용해야 한다. 일찍이 양 감독이 팀 분위기를 헤치는 개인행동에 엄중히 경고했고, 구단 자체 금지 규정도 있어 자제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롯데는 20일 오후 2시(한국시간) 현지 프로팀인 푸방 가디언즈와 첫 평가전을 치른다. 선발 투수로는 브룩스 레일리가 예정됐다. 2이닝 정도를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 외국인 투수 제이크 톰슨도 등판할 전망이다. 양 감독은 “이기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며 “첫 연습경기인 만큼 타자들이 잘 치고 못 치고보다 우리 투수들이 그간 훈련했던 만큼, 계획했던 만큼 경기에서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V3에 도전하는 양상문호가 베일을 벗고 본격적인 항해에 오른다.
가오슝=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