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만간 오키나와 캠프 명단 발표
- 양 감독 선수들 경쟁심리 극대화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은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두 얼굴’로 통한다. 따뜻한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감싸는 동시에 때론 불같은 호통으로 카리스마를 뿜어대며 팀을 휘어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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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롯데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대만 가오슝 차오터우구 국경칭푸구장에서 양상문 감독이 투수 구승민에게 투구에 관한 조언을 하고 있다. 가오슝=김채호 기자 |
‘1군 캠프에 남느냐, 이대로 짐을 싸느냐 ’. 선수들은 짙은 선글라스 뒤에 숨겨진 양 감독의 무표정한 얼굴에 긴장감이 고조된다.
20일 낮 12시(현지시간) 대만 가오슝 차오터우구 국경칭푸구장. 양 감독이 공필성 코치와 나란히 마주 앉았다. 경기장 한편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이뤄진 점심 시간이었다. 현지 프로팀인 푸방 가디언즈와의 평가전을 앞둔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뷔페 한식요리가 나왔다. “많이 드십시요.” 식당에 들어선 손승락이 양 감독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승락아, 샌드위치 좀 하나 가져다 주라”고 농담을 곁들였다. 식사를 마치고는 손아섭 전준우 등 주전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나가기도 했다. 친근함의 표현이었다.
양 감독은 지난달 말 시무식에서 “포커페이스 콘셉트를 바꾸겠다”고 공식 천명했다. 크고 밝은 제스처로 자신부터 많이 웃으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그는 지난 19일 펼쳐진 캠프 두 번째 라이브 배팅에서도 새 외국인 선수 카를로스 아수아헤와 환한 미소로 소통했다. 통역을 낀 채 가끔은 진지한 얼굴로 이런저런 조언을 했다. 어떤 얘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양 감독은 “그냥 농담했다. 잡담하지 말고 타격 훈련을 하는 데 신경 쓰라고 농담 식으로 얘기했다”고 웃어 보였다.
하지만 불같이 화내는 모습도 자주 보여준다. 지난해 11월 취임식 때부터 “원팀(one team)의 분위기를 해치거나 룰을 어기면 같이 갈 수 없다”고 엄포를 내린 터다.
이번 캠프에서 5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떠오른 투수 정성종에게 따끔한 호통을 친 것이 대표적이다. 정성종은 150㎞대의 힘 있는 패스트볼로 주형광 투수코치와 동료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투수조련사 양 감독은 정성종이 훈련 도중 안이한 모습을 보이자 그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를 못 넣는 게 문제가 아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고 공을 던지지 않는 모습을 보고 크게 혼냈다”며 양 감독은 웃으면 말했지만 정성종은 다음 훈련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전력을 다해 공을 뿌렸다. 주 코치는 “정성종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양 감독에게 혼이 나고 나서) 공이 확연히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조만간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되는 2차 스프링캠프에 누락시킬 선수 명단을 구상 중이다. 가오슝 캠프에 평소보다 3, 4명 많은 선수가 합류했고, 오키나와 현지 구장 사정 탓에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 벼랑 끝에 몰린 선수들의 1군 경쟁을 향한 막판 심리전이 최고조에 이른 셈이다. 양 감독은 “2차 캠프에 가기 위해 갈수록 경쟁이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끝까지 무한경쟁을 예고했다. 가오슝=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