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짜장면 한그릇, 희망 한가득…부산축구 레전드 뜻 기리다

중식당 사장님들이 만든 장학회

  • 국제신문
  •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
  •  |  입력 : 2019-02-26 19:53:21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유소년 육성 고인의 뜻 받들어
- 정용환배 꿈나무 축구대회 열어
- 지역 16개 팀 4개조 한판승부
- 선수·학부모 등 500여 명 참가
“자, 경기 뛰고 싶은 사람 손~.” “저요 저요, 저도 뛰고 싶어요 감독님.”

   
26일 부산 을숙도 체육공원축구장에서 제3회 정용환배 꿈나무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다.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26일 따스한 햇살이 감싼 부산 을숙도 체육공원 축구장.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자신의 이름이 불리길 기다리는 선수들이 고사리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호명된 선수는 의기양양하게 축구화 끈을 동여맸고, 나머지는 입이 삐죽 튀어나온 채 벤치 의자에 앉았다. 그래도 더 이상의 불만은 없다. “너네 모두 후반전에 들어갈 거니까 준비해.” 세상에서 가장 기분 좋은 어른들의 약속을 믿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열린 ‘정용환배 꿈나무 축구대회 및 장학금 전달식’은 축구 꿈나무들의 축제였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인 고 정용환 전 부산시축구협회 기술이사를 기리기 위해 모인 ‘정용환 꿈나무 장학회’가 마련한 대회로 3회째를 맞았다. 장학회는 고인의 뜻을 잇기 위해 올해도 부산에서 대회를 개최했다. 지역 16개 클럽·동아리에서 축구를 배우는 300여 명의 선수와 학부모 등 5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행사에는 정정복 부산시축구협회장,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안기헌 사장, 부산시체육회 김동준 사무처장 등 체육계 인사와 자유한국당 이헌승 국회의원, 올해 대회부터 공식 후원에 나선 BNK부산은행 하정근 상무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지사 FC 공격수 강시윤(10·녹산초3) 군은 이날 어머니 손을 잡고 대회에 출전했다. 강 군의 어머니는 암 투병을 이겨내고 얼마 전 일상에 복귀했다. 강 군은 “엄마가 아파서 걱정이 많았는데 함께 대회에 참가하니 너무 좋아요. 손흥민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웃어 보였다.

정용환은 1980년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철벽 수비수다. 부산 아이파크의 전신인 대우 로얄즈에서 11년간 뛰며 168경기 동안 9골 4도움을 기록했다. 홍명보 이전의 원조 스토퍼로 A매치도 77경기나 소화했다. 178㎝의 작은 키를 극복하기 위해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공을 줄에 매달아 헤딩 훈련을 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은퇴 뒤에는 꿈나무 육성에 온 열정을 바쳤다.

정 전 이사에게 축구를 배운 지도자들에게 이번 대회는 남다른 의미였다. 정용환축구교실의 박형기(48) 감독은 “아이들이 재미있게 축구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자기 위치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플레이하면 절대 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정 전 이사님이 일깨워준 가치”라고 말했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주최 측이 마련한 자장면 점심을 먹고 있는 모습.
특별했던 수비수 정용환만큼이나 장학회도 열성적인 중년 회원으로 그득하다. 200여 명의 회원 대다수는 중국집 사장님이다. 송춘열 장학회장도 도시철도 2호선 개금역 인근에 스무 평 남짓의 조그만 중식당을 운영한다. 회원들은 애초 동호인 축구를 하다 2003년 정 이사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뒤 ‘아재 팬’ 생활을 시작했다. 후원회를 만들어 유소년축구에 힘을 보태다 2015년 정 전 이사가 별세하자 곧장 장학회를 결성한 게 지금껏 이어졌다. 송 회장은 “꿈나무들이 즐겁게 뛰노는 것만 봐도 만족한다. 유소년 축구를 아꼈던 정 전 이사의 뜻을 조금이나마 이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백미는 600그릇의 자장면 점심이었다. 회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면을 뽑아냈고, 달콤한 레몬소스를 뿌린 탕수육까지 곁들여져 대회를 찾은 모두에게 제공됐다. 한껏 땀을 뺀 뒤 먹는 짜장면 한 그릇에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용환의 유소년 축구 사랑을 회원들이 자장면으로 세상에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날 우승은 제우스FC가 차지했다. 지사 FC 한준서는 최우수선수격인 ‘정용환상’의 주인공이 됐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

 많이 본 뉴스RSS

  1. 1소통하며 확장·진화…새 길 찾는 부산문화 <2-3> 기성 장르엔 어떤 일이- 미래가 사라진다
  2. 2조봉권의 문화현장 <58> 이용관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를 만나다
  3. 3부산 서구 암남동 주민자치회, ‘아름다운 송도지킴이 BDS(바다소년단)’ 발대식
  4. 4“10년 만에 낸 시집…독자 마음 속에 깊이 남고싶다”
  5. 5BIFF 아시아필름마켓, 차승재·오동진 공동위원장 체재로
  6. 6내수차 시장 빙하기 “신차 값도 깎아드립니다”
  7. 7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205> 우울증 앓는 조경민 씨
  8. 8이참에 싹 바꾸는 거인…유망주에 ‘데이터 야구’ 심는다
  9. 9한여름 무더위 식힐 흥겨운 춤·노래 공연
  10. 10[사회복지관 지역맞춤 사업] 우린 소외층 집안 청소정리 도우미이자 말벗
  1. 1김정숙 여사, 7위로 탈락한 김서영에 다가가 “사진 찍을까요”
  2. 2北, 한미군사연습에 협상 미루고 새 잠수함 공개…압박 나서나
  3. 3합참 "러 A-50 조기경보기, 영공침범…軍, 360여발 경고사격"
  4. 4日, 이 와중에 “독도는 일본땅”… “러 군용기 비행 때 자위대기 발진”
  5. 5이언주 영입전 치열… 자유한국당·우리공화당 ‘러브콜’
  6. 6긴박했던 7분…KADIZ 3시간가량 무단 침입
  7. 7조국 “더 이상 글 올리지 않을 것”… ‘죽창가’ 이후 열흘간 게시물 43건
  8. 8'KT 특혜채용'혐의 김성태..."이것은 정치수사"눈물로 호소
  9. 9부산시의원 퀴즈형식 시정질문…공무원 면박주기 논란
  10. 10김정은 새 잠수함 시찰…북미대화 압박 의도
  1. 1내수차 시장 빙하기 “신차 값도 깎아드립니다”
  2. 2 그린켐텍
  3. 3 덩치 키웠지만 더 날렵해진 차체…시속 100㎞까지 단 6.8초
  4. 4부산디자인센터, 지역 맞춤형 인력양성 성과 최고등급
  5. 5삼성전자서비스 파업…본격 무더위 앞두고 에어컨 A/S ‘초비상’
  6. 6일본 여행 예약 50% 급감…중국·동남아 등지로 휴가지 급선회
  7. 7무역협회 부산본부, 경남본부와 공동 물류사업 협약
  8. 8“베트남·인도시장 개척할 기계·자동차 기업 찾아요”
  9. 9내달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주택대출 나온다
  10. 10부산 대기업 협력사 수익성, 비협력사보다 낮다
  1. 1러시아 군용기 독도 인근 영공 2회 침범… 군 경고사격으로 최종이탈
  2. 2오늘 대서, 부산 낮 최고 30도 예보…폭염주의보 발효
  3. 3해운대서 바위 굴러 떨어져… 차량 3대 파손, 인명피해는 없어
  4. 4김성태, 검찰 규탄 시위 중 눈물… “채용공고도 안 냈는데 어찌 입사” 물음엔
  5. 5(2보)사직실내수영장서 수영하던 40대 남성 숨져
  6. 6사직실내수영장서 40대 이용객 숨져
  7. 7마라탕 전문점, 절반 이상 위생 불량… “최근 인기 불구, 조리장 모습은”
  8. 8거제시민, 가덕도 신공항 조기 건설 본격 촉구
  9. 9檢, 고 윤창호 씨 가해 운전자 항소심서 징역 12년 구형
  10. 10SK허브스카이 정전은 입점 시설 전기설비 결함 탓
  1. 1프로야구 롯데 코치진 개편, 1군 투수코치에 임경완
  2. 2차유람 3쿠션 데뷔전 1회전 탈락 쓴맛 “성적보다 최선 다해야”
  3. 3김서영, 노력이 고스란히 보이는 복근 “몸짱 아줌마가 꿈이야”
  4. 4롯데, 1군 투수코치 임경완 발탁…주형광·최만호 코치는 퓨처스행
  5. 5이강인 발목 잡는 발렌시아
  6. 6흥행 걱정 기우…평일에도 ‘구름관중’
  7. 7이참에 싹 바꾸는 거인…유망주에 ‘데이터 야구’ 심는다
  8. 8경영 줄줄이 예선 탈락…안방서 물 먹은 한국
  9. 9박인비, 에비앙서 ‘그랜드슬램’ 논란 잠재울까
  10. 10야구대표 김경문호 출범, 프리미어12 엔트리 발표
롯데자이언츠 스프링캠프
‘롯데 5선발’ 노리는 김건국, 첫 실전 7실점 쓰라린 경험
롯데자이언츠 스프링캠프
한 점 짜내기 야구…손아섭 ‘팀배팅’ 총대 메다
  • ATC 부산 성공 기원 달빛 걷기대회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