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5선발 ‘변형 오프너’ 중책
- “관록의 힘 보여 후배들 이끌고
- 다같이 잘 해 승리 기여하고파”
- 은퇴 전 우승, 마지막 욕심도
롯데 자이언츠 투수 송승준(사진)은 올해 한국 나이로 불혹이 됐다. 팀 내 최고참으로 고졸 신인 서준원과는 무려 스무 살 차이가 난다.
1999년 미국 MLB(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지 어느덧 20년. 가장 친한 친구 김사율과 미국에서 함께 고생했던 동갑내기 봉중근은 지난해 유니폼을 벗었다. 그에게도 남 일 같지 않았다.
지난 13일 NC 다이노스와 롯데의 시범경기가 열렸던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송승준은 선수 생활의 마무리를 담담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젊은 투수 사이에서 기량 저하를 느끼며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였다. “사람 일이 마음대로 되는 건 없다. 순리대로 따를 뿐”이라는 그의 말은 30여 년 야구인생을 그대로 관통한다. KBO 통산 107승으로 1위 윤학길(117승)이 가진 구단 기록을 깨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지만 이 또한 순리에 맡긴다.
송승준은 그 어느 때보다 올 시즌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부산 하단초, 경남중·고에 이어 미국 마이너리그 8년, 롯데 12년 야구인생을 종합하는 한 해인 까닭이다. 그는 “지난해 겨울 개인 훈련 때부터 어떻게 하면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고민해 왔다. 점점 내려가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아름답게 잘 내려오는 게 하나의 목표가 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팀은 아직 송승준이 필요하다. 송승준 이름 세 글자와 묵직한 패스트볼을 잊지 못하는 롯데 팬은 여전히 차고 넘친다. 4명의 투수가 두 조로 나뉘어 5선발로 뛰는 ‘1+1 구상’에서 송승준이 중책을 맡은 이유이기도 하다. 윤성빈 등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며 베테랑답게 잘해 달라는 양상문 감독의 당부다. 송승준은 “이젠 혼자 잘 던져서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욕심은 없다. 한 명도 낙오하지 않고 모두 잘 던져 팀 승리에 기여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주장 손아섭이 챙기지 못한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의지를 북돋는 것도 최고참인 송승준의 역할이다. 그는 “손아섭이 주장을 정말 잘하고 있다. 그래도 머리 아픈 일이 있어 찾아오면 이대호, 손승락과 함께 논의하고 힘을 합치겠다”며 “젊은 후배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뒤를 잘 받치겠다”고 했다.
송승준의 마지막 꿈은 우승 반지를 끼는 것이다. KBO 리그 투수로서 최고 기록을 세우진 못했지만 개인적인 목표는 다 이뤘다고 자부한다. 롯데 팬이 올 가을에 활짝 웃는 걸 보고 싶다고 했다. “롯데에서 뛰며 칭찬보다 욕을 더 많이 들어먹은 것 같다. 그러다 팬과 정도 많이 들었다”는 송승준은 “언제까지 야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승 반지 하나는 꼭 끼고 은퇴하고 싶다. 가을야구부터 진출해 사직을 열광시키고 싶은 게 솔직한 욕심”이라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