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무대 평정한 슈퍼루키 서준원
- 150㎞ 대 구위 특급 사이드암 투수
- 롤모델 손승락 같은 마무리 꿈꿔
- 마운드 위 무념무상 마인드 장점
- 캠프서 2루수 ·유격수 오간 고승민
- 준수한 수비와 끈질긴 자세 호평
- 1군서 많은 경기 뛰는 것이 목표
1992. 롯데 자이언츠에 남다른 이 숫자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리그 우승과 신인왕(염종석) 배출. 둘 다 1992년 시즌을 끝으로 맛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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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준원(왼쪽),
고승민 |
팬들은 27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거인군단이 한국시리즈 제패와 함께 신인왕도 배출하기를 염원한다. 1992년 우승과 신인왕이 맞물린 기억 때문이다. 당시 염종석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며 데뷔 첫해 신인왕과 우승 반지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루키의 맹활약이 팀 전반의 상승요소로 작용해 우승 확률을 높인 셈이다.
올 시즌 롯데 신인들의 분위기는 1992년 못지않다. 특급 사이드암 투수 서준원과 조용히 강한 내야수 고승민이 말이 아닌 실력으로 신인왕 자격을 증명한다는 각오다. 신인 듀오가 투·타에서 제 몫을 해주면 선수 기용의 폭이 넓어져 양상문 감독도 행복한 고민을 이어갈 수 있다.
선두주자는 단연 슈퍼루키 서준원이다. 올해 경남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서준원은 지난달 대만 가오슝 1차 스프링캠프에 동행했다. 고교무대를 평정한 150㎞대 구위를 확인한 양 감독은 “정말 공이 좋다. 그런 공을 던지는 투수를 못 본 것 같다”며 호평을 쏟아냈다. 주형광 투수코치도 서준원의 기량과 활용 가치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의욕이 앞선 탓에 오버페이스를 하면서 발목이 잡힌 점은 아쉬웠다. 허리 근육통이 도진 그는 결국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맛봤다. 국내에 돌아와서는 2군 구장이 있는 김해 상동에서 피칭 훈련에 집중했다. 아픈 부위를 치료받고, 허리 강화 운동에 집중한 끝에 컨디션은 100% 가까이 회복됐다.
서준원이 꿈꾸는 보직은 마무리다. 가오슝 캠프에서 롤모델 손승락과 함께 훈련하며 목표가 더 확고해졌다. 서준원은 “선발도 자신 있지만 마무리투수를 꿈꿔 왔다. 손승락 선배를 보고 롯데의 마무리투수 자리는 함부로 갈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느끼면서도 꼭 서고 싶더라. 손 선배에게 멘털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서준원은 장점이 무궁무진한 투수다. 사이드암에서 뿜어져 나오는 돌직구보다 더 좋은 건 마인드다. 특히 마운드에 섰을 때 장점은 더욱 빛을 발한다. 무념무상을 연상케 할 정도로 공에만 집중한다. 그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아무 생각이 없다. 던지면 던지고, (안타를) 맞으면 맞고, 내려가면 내려가고. 아주 단순하다”고 웃어 보였다.
서준원의 올 시즌 목표는 ‘내 야구’를 하는 것이다. 신인왕 등 개인성적에 대한 욕심은 많지만 오버페이스를 하진 않을 생각이다. 서준원은 “개인기록과 신인왕에 연연하지 않고 내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차 1라운드 8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고승민도 수준급 자원이다. 서준원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부터 존재감을 증명했다. 특히 고승민은 당시 열린 연습경기에서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준수한 수비력을 과시했고, 타선에서도 상대 투수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등 신인 답지 않은 내공을 보여줬다. 덕분에 고승민은 양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으며 2차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김태룡 내야수비코치는 고승민에 대해 “처음에는 나이 또래 수준으로 봤는데 캠프 때 보고 깜짝 놀랐다. 수비 훈련을 성실히 소화했고, 시합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태연하게 잘하더라. 잘 키워나가면 더욱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감독도 1차 캠프 당시 “매력 있는 선수다. 캠프에 잘 데려왔다”며 흡족해했다.
올해 고승민의 목표는 신인왕 보단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다. 그는 “훌륭한 선배들이 있기 때문에 백업으로 경기에 나설 때마다 타선·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다치지 않고 1군에서 30경기 정도 뛰는 게 1차적 목표이고, 경기 수를 더 늘려가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