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일리·톰슨 붙박이 1·2선발 중책
- 3선발 맡은 김원중 이닝이터 도전
- 스피드 좋은 장시환 4선발 낙점
- 윤성빈-송승준, 김건국-박시영
- 투수 4명서 2인1조 8이닝 책임
- 거인 다섯 번째 선발 임무 도전
올 시즌 V3 달성에 도전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선발진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확실한 1선발 브룩스 레일리를 제외한 2~5 선발은 개막 이후 리그에서 검증을 거쳐야 할 투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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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레일리,
톰슨,
김원중,
장시환. |
양상문 감독은 1차 가오슝 캠프부터 선발 투수 테스트에 사활을 걸었다. 대만 프로팀들과의 시범 경기 내내 선발 자원을 실험했다. 지난 시즌 10개 구단 중 최고로 평가받는 타선과 달리 선발 투수진은 초라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이 결국 무산된 노경은과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재활 중인 박세웅이 선발진에서 이탈하며 양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하지만 양 감독은 투수 조련사답게 마운드 자원을 폭넓게 확보하며 선발진 밑그림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롯데 마운드의 1·2·3·4선발은 브룩스 레일리, 제이크 톰슨, 김원중, 장시환이 맡는다. 한국 프로무대 5년 차를 맞은 ‘반토종 외인’ 레일리는 부동의 에이스다. 지난 시즌 11승 13패 평균자책점 4.74로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후반기에 팀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매 시즌 180회 안팎을 뛰며 선발 투수의 가장 큰 덕목인 이닝 소화 능력도 선보였다. 국내리그 적응을 마쳤고, 팀에 로열티도 높아 검증이 필요 없는 외인이다.
2선발로 낙점된 새 용병 톰슨은 양 감독의 강한 신뢰를 받고 있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가 강점이다. 193㎝ 100㎏의 체구에서 나오는 낙차 큰 슬라이더에 더해 140㎞ 중·후반대 직구도 충분히 위력적이라는 점을 캠프 내내 증명했다. 양 감독은 “역대 외국인 투수의 성공·실패 사례를 분석해보면 평균적으로 변화구 구사가 잘되는 투수가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톰슨의 활약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선발 3년 차를 맞은 김원중은 3선발의 중책을 부여받았다. 올 시즌에는 포크볼을 줄이고 패스트볼 비중을 늘려가며 진정한 이닝이터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들쑥날쑥했던 제구를 개선하기 위해 겨우내 체력 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서서히 몸을 끌어올리며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치러진 연습경기에서 위력적인 투구도 선보였다.
4선발 자리는 장시환이 꿰찼다. 장시환은 줄곧 불펜에서 뛰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투수로 전환해 테스트를 받아 왔다.
주형광 투수코치는 장시환에 대해 “장점인 힘과 스피드를 살리려 신경 쓰고 있다”며 “양 감독님도 (장)시환이가 경기 도중 긴박하게 나서는 것보다 선발로 여유 있게 자기 공을 던지는 게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5선발은 한 명이 아닌 두 명의 선발 투수가 맡는다. ‘1+1’으로 마운드를 꾸려 최대 8이닝을 책임지게 하겠다는 파격적인 구상이다. 양 감독은 지난 12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첫 시범경기에 앞서 5선발에 대한 복안을 밝혔다.
풍부해진 선발투수 자원에 맞춘 변형 오프너(opener) 시스템이 핵심이다. 오프너는 지난해 MLB(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난을 겪던 탬파베이 레이스가 처음으로 쓴 마운드 운용법이다. 구원 투수를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올려 1, 2이닝을 맡긴 뒤 원래 선발 투수를 기용하거나 불펜 투수를 연달아 투입하는 작전이다. 올 시즌 양 감독은 오프너를 차용하되 선발 투수 2명으로 마운드의 대부분을 운영하는 게 다르다.
‘1+1’ 전략은 폭넓은 선발투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시즌 내내 4명의 5선발 후보에게 모두 기회를 주면서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비책인 것이다. 양 감독은 “4명의 투수 가운데 특정 한 명에게 5선발을 맡길 때 나머지 3명이 기회 잃는 상황이 아쉬웠다”며 “상황에 따라 필승조가 들어가야 할 수도 있지만 모두 선발요원이므로 둘이서 3~4이닝을 잘 막아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1 조합은 각각 윤성빈-송승준, 김건국-박시영으로 이뤄질 것 전망이다. 두 명 중 누가 먼저 마운드에 설지는 양 감독의 선택에 달려있다. 베테랑 송승준이 5선발진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