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4승 기여… 투수 실점 낮춰
- 안정된 수비에 포수 리드 호평
- 방망이만 터지면 주전 굳힐 듯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 안방마님 자리는 선발투수 경쟁만큼 뜨거웠다. 안중열(24) 김준태(25) 나종덕(21) 정보근(20) 등 젊은 포수진이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김준태의 훈련 모습. 국제신문 DB

10경기가 치러진 4일 현재 주전 포수 마스크는 김준태에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김준태는 롯데가 치른 9경기 가운데 선발과 교체 출전 등 모두 8경기에 나섰다. 나종덕은 6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교체 출전이 많다. 타석 수를 비교해 보면 김준태가 8경기 24타석인데 반해 나종덕은 6경기 8타석, 안중열은 5경기 4타석이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수비에서 한 수 높은 평가를 받는 안중열이 주전 마스크를 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안중열은 지난 시즌 중반 2년여에 걸친 팔꿈치 부상을 털어내고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복귀 이후 60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수비에 안정감 더하며 롯데의 안방마님으로 각인됐다. 하지만 안중열은 올 시즌 컨디션 저하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2군행을 통보받았다.

기회는 김준태에게 왔다. 김준태는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의 3연전을 모두 선발 포수로 출전하며 코칭스태프로부터 수비와 투수 리드를 인정받았다. 이후 SK 와이번즈와의 2경기까지 연속 5경기 선발로 나섰다.

시즌 성적 5승 5패 가운데 김준태가 선발로 마스크를 쓴 경기에서 롯데는 4승을 올렸다. 한 번의 완봉승과 1실점 2경기, 2실점 1경기였다. 지난달 31일 불펜진의 붕괴로 LG에게 통한의 연장 10회 말 역전패를 당했을 때도 선발 포수는 김준태였다. 제이크 톰슴과 호흡을 맞춰 7회까지 4-1의 리드를 이끌었다.

반면 안중열은 개막전 등 2경기에 선발 마스크를 썼지만 모두 대량 실점하며 패했다. 나종덕도 선발로 나선 2경기 중 1승이 있을 뿐이다. 특히 지난달 27일 4-23으로 대패한 삼성전에서 나종덕이 선발로 마스크를 쓰고 장시환과 배터리를 이뤘다.

김준태의 투수 리드는 시즌이 갈수록 안정감을 더해가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장시환은 시즌 두 번째 등판인 SK 와이번스전에서 김준태와 호흡을 맞추며 5이닝 무실점으로 1022일 만에 감격스러운 선발승을 올렸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에서 2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장시환은 경기가 끝나고 승리의 공로를 김준태에게 돌렸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가 2-0으로 앞선 4회 말 2사 만루의 위기에서 SK 최항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압권이었다. 풀카운트에 몰린 상황에서 장시환-김준태 배터리는 직전에 던졌던 떨어지는 변화구를 다시 한번 선택했다. 볼넷으로 밀어내기 점수를 주면 장시환이 다시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준태는 배짱 있는 볼 배합을 선택했다. 결과는 최항의 헛스윙 삼진. 고비를 넘긴 장시환은 5이닝을 무실점으로 순항했다. 김준태는 지난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도 선발 박시영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춰 5 ⅔이닝 무실점 투구를 이끌었다.

하지만 아직 방망이는 터지지 않고 있다. 김준태는 포수 가운데는 드문 좌타자로 수비보다는 공격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프링캠프 초반 평가전부터 맹타를 날리면서 양상문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재 21타수 1안타로 타율 0.048의 빈 공에 시달리고 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올 시즌 롯데 포수진 성적 선수명 경기수 타석수 타율 타점 김준태 8 24 0.048 1 나종덕 6 8 0.167 1 안중열 5 4 0.00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