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년 만에 메이저 통산 15승
- 불륜 파문·네 번의 허리수술 등
- 2008년 이후 줄곧 악몽 시달려
- 작년 투어대회 제패하며 부활
타이거 우즈(미국)가 고향 같은 마스터스에서 ‘골프 황제’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우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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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타이거 우즈가 그린재킷을 입고 있다. 마스터스 전통에 따라 지난해 우승자인 패트릭 리드가 우즈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공동 2위 더스틴 존슨, 잰더 쇼플리,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오른 우즈는 2005년에 이어 14년 만에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는 그린재킷을 다시 입었다. 우승 상금은 207만 달러(약 23억5000만 원)다.
다시는 필드에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았던 우즈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황제의 자리에 앉자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재기 드라마’라는 찬사가 줄을 잇고 있다.
우즈는 2008년 US오픈에서 개인 통산 14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이때만 해도 우즈의 다음 메이저 우승이 2019년에 나오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US오픈에서 우승한 이듬해인 2009년부터가 ‘우즈의 악몽’이 시작됐다. 그해 11월 우즈의 ‘섹스 스캔들’이 터지면서 그는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스웨덴 출신 모델 엘린 노르데그렌과 2004년 결혼해 딸과 아들을 하나씩 둔 ‘행복한 가장’의 이미지였던 그는 불륜 관계를 맺었던 여성이 줄지어 언론에 등장하는 바람에 슈퍼스타에서 한 순간에 ‘변태 성욕자’로 추락했다. 결국 2010년 노르데그렌과 이혼한 우즈는 그해 마스터스를 통해 필드에 복귀, 공동 4위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세기의 섹스 스캔들’이 잠잠해지자 이번에는 부상이 우즈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2008년 US오픈 우승 이후 무릎 수술을 받았던 우즈는 2014년 초 허리 수술로 인해 그해 마스터스에 불참했다. 허리 수술은 이때 한 번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2015년과 2016년, 2017년 등 총 네 번이나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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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이 대회 첫 우승 당시 전년도 우승자 닉 팔도가 우즈에게 그린재킷 입는 것을 도와주고 있는 모습. |
2015년 마스터스 공동 17위 이후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 PGA 챔피언십에 모두 컷 탈락한 뒤 부상으로 사실상 선수로서 활동을 중단했던 2016년과 2017년은 우즈에게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간이다. 2017년 5월에는 자신의 차 운전석에서 잠들어 있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당시 우즈는 음주운전 혐의는 벗었지만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약에 취한 우즈’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까지 달아야 했다. 우즈는 “허리 부상, 불면증 등을 치료하는 처방 약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결국 벌금 250달러, 1년간 보호 관찰, 사회봉사 50시간의 처벌을 받았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십을 제패, 2013년 8월 이후 5년 만에 우승 타이틀을 차지하고, 브리티시오픈 등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하며 재기 가능성을 밝혔던 우즈는 이번 대회 개막 이전에 미국골프기자협회(GWAA)가 주는 ‘벤 호건 어워드’를 받았다. 이는 남녀 골프 선수 가운데 가장 인상적으로 재기한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올해 1월 수상자로 선정된 우즈는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시상식장에서 “부상 때문에 정말 골프를 그만둬야겠다고도 생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갖은 어려움을 다 이겨내고 다시 마스터스 정상에 우뚝 선 우즈는 “최근 몇 년간 마스터스에도 나오지 못할 정도였는데 1997년 첫 우승 이후 22년이 지난 올해 다시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