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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생계 위해 시작한 골프…“장애 아빠에게 영광 바쳐요”

이정은 US여자오픈 우승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19-06-03 19:56:04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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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일 선두 2타 뒤진 6위 출발
- 11번 홀 버디 잡으며 1위 올라
- 메이저대회서 LPGA데뷔 첫승

- 휠체어 탄 아빠 대신 가장 역할
- 레슨 코치 꿈꾸며 골프채 잡아
- 국내 대회 석권 후 미국행 결심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평정하고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선 ‘핫식스’ 이정은(23)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첫 우승 트로피를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들어 올렸다.
   
이정은이 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2위를 기록한 유소연의 품에 안겨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정은은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6535야드)에서 막을 내린 제74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쳤다. 이정은은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 유소연(29), 에인절 인(미국), 렉시 톰프슨(미국)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1위로 통과하고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이정은이 9번째로 출전한 경기에서 거둔 첫 우승이다. 올해 대회부터 역대 최대로 인상된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1억9000만 원) 잭팟도 터트렸다. 우승 상금과 함께 US 여자오픈 10년간 출전권도 획득했다.

이정은은 10번째(9명째) 한국인 US여자오픈 우승자다. 이정은의 우승으로 올 시즌 LPGA 투어 한국인 우승은 7승으로 늘었다. 한국계 이민지(23·호주)를 포함하면 8승째다.

이정은은 선두보다 2타 뒤진 단독 6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빛나는 집중력을 발휘해 짜릿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승부처는 악명 높은 11번 홀(파3·172야드)이었다. 이정은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단독선두로 올라서 상승세를 탔다.

US여자오픈은 전통적으로 코스가 까다롭다. 올해 대회가 열린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도 난코스였다. 특히 11번 홀은 ‘잔인한 홀’로 불렸다. 11번 홀의 그린은 마치 외딴 섬처럼 봉긋 솟아있고, 양옆에는 깊고 넓은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한국 선수들도 이 홀에서 고전했다. 박성현과 지은희는 1라운드 11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박인비도 3라운드 11번 홀에서 더블보기로 진땀을 흘렸다. 반면 이정은은 11번 홀에서 1∼3라운드 파를 기록했고, 4라운드에서는 버디를 잡아냈다.

이정은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을 제패하면서 LPGA 투어 신인왕에도 성큼 다가섰다. 이정은은 US여자오픈 출전 전까지 8개 대회에 출전, 신인왕 포인트 452점을 모았다. 2위 크리스틴 길먼(미국·288점)을 크게 앞지르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이정은은 신인왕 포인트를 752점으로 대폭 끌어 올린 것이다.

1996년 5월 28일생으로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생일을 맞았던 이정은은 전남 순천 출신이며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3년간 골프를 배우다가 그만뒀던 이정은은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상을 받은 뒤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레슨 코치가 되면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중학교 때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아버지(이정호 씨)를 생각해 미국행을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과감하게 미국으로 짐을 싸 들고 간 것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이정호 씨는 이정은이 4살 때 덤프트럭을 몰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장애인용 승합차를 직접 운전하며 딸의 운전기사 역할을 하는 등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2019년 한국 선수 LPGA 우승현황

일시

선수

대회

1월 21일

지은희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십

2월 24일

양희영

혼다 LPGA 타일랜드

3월 3일

박성현

HSBC 월드 챔피언십

3월 25일

고진영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4월 8일

고진영

ANA 인스퍼레이션

5월 6일

김세영

메디힐 챔피언시

6월 3일

이정은

US여자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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