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 드래프트서 유망주 많이 뽑고도
- 대부분 1군 무대 안착 못하고 사라져
- 롯데 육성팀·스카우터 역할 부재 커
- 구단 “시즌 전 조직개편… 성과 나올 것”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 계보가 끊길 위기에 처했다.
KBO리그 대표 인기 구단인 롯데는 그동안 숱한 스타 선수를 발굴해왔다. 최동원 박동희 박정태 염종석 손민한 등 이들은 이름 자체가 곧 롯데의 얼굴이었다. 팬들은 ‘롯데 혈통’인 선수들에게 더욱 애정을 쏟았고 팀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이어졌다. 현역 선수 중에선 이대호와 손아섭, 전준우 등이 롯데 대표 선수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뒤를 이을 선수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손아섭과 전준우는 각각 2007년과 2008년 2차 선수로 롯데에 입단했다. 한 구단에서 10년이 넘는 동안 프랜차이즈 스타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좋은 자원을 선발하고 육성하지 못한 구단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이유다.
롯데는 그간 하위권을 맴돈 성적을 바탕으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자주 얻었다. 유망주로 꼽히는 선수를 데려갈 기회가 많았던 셈이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1차 지명한 선수 중 지금까지 주전인 선수는 2012년 김원중, 2017년 윤성빈, 지난해 한동희에 불과하다. 2010년 홍재영 2013년 송주은, 2016년 박종무는 단 1경기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1군에 데뷔했더라도 모두 미미한 성적을 기록한 채 사라졌다. 2014년 김유영만이 91경기를 소화했을 뿐 2009년 오수호(9경기), 2011년 김명성(4경기), 2015년 강동관(3경기) 등은 한 자릿수 출전에 그쳤다. 2차 지명까지 합쳐 가장 나은 성적을 내는 선수가 신본기 정도에 그친다. 주전이 빠진 자리를 기존 선수가 메워주며 성장해야 하지만 롯데는 그동안 육성보다 FA나 트레이드로 팀 성적을 올리기 바빴다. 현재 롯데에서 활약 중인 민병헌, 손승락, 박세웅, 채태인 등이 그 예다.
문제는 결국 롯데 육성 시스템과 스카우터다. 현재 육성팀은 4명, 스카우터는 5명(국내 3명, 해외 2명)이 활동 중이다. 육성팀은 주로 2군 선수 데이터를 관리하고 선수별 강·약점을 분석해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맡는다. 스카우터는 국내외에서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을 물색해 롯데 선수로 만드는 책임을 진다. 팀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하는 데 핵심적인 부분이다.
신인 선수가 성장하지 못했다면 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한 육성팀의 책임이며, 선수 자질의 문제라면 이를 제대로 뽑지 못한 스카우터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이 두 부분에서 롯데가 제 역할을 못 한 결과는 팀 성적 추락과 프랜차이즈 스타 부재로 나타나고 있다.
롯데는 뒤늦게 변화에 나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 편성전략TF팀을 신설한 것이 그 예다. 기존 육성팀 안에 있던 스카우트 담당을 TF팀으로 옮기고 데이터 담당을 새로 만들었다. 데이터 담당은 경기에서 벌어지는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 선수가 경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롯데 관계자는 “올 시즌 김원중이 활약하는 것은 그 동안 꾸준히 기회를 주며 육성한 덕분”이라며 “여러 선수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올해 조직 개편을 통해 역할을 분담한 만큼 앞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