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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펼쳐진 최홍만의 경기 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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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만이 또 한번 패배했다. 1라운드 단 49초만이었다. 19개월만의 국내 복귀전이었다는 점을, 그가 이 경기에 많은 것을 쏟아부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나치게 짧은 경기시간이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최근 최홍만의 경기를 꼽자면 신장 176cm의 ‘소림사파이터’ 이룽이었다. 지난해 11월 중국 마카오에서 펼쳐진 경기였다. 이번 경기는 이 경기에서 7개월여 만에 이루어진 셈이다.
최홍만이 218cm인 점을 고려한다면 두 사람의 신장 차이는 42cm에 달했다. 애초에 경기가 성립하지 않는 듯 보이는 체급차이지만 이룽은 1라운드 4분23초만에 최홍만을 무릎 꿇렸다. 그는 실제 소림사 스님은 아니었지만 재빠른 펀치와 킥으로 그를 제압해나갔다. 그러던 중 최홍만은 당시 급소를 맞았다며 로우 블로를 주장해 회복시간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결국 경기는 재개되지 못했고, 최홍만의 패배가 선언됐다.
10일 펼쳐진 국내 경기에서 최홍만은 195cm의 헝가리 파이터 다비드 미하일로프를 마주했다. 그마저도 단 49초간 같은 링에 서있을 수 있었다. 실제로 그의 눈을 마주본 건 그에 미치지 못했다.
최홍만은 어중간한 높이로 가드를 올린 채 뒷걸음질을 쳤고, 가드의 빈틈으로 번번히 펀치를 허용했다. 그리고 쓰러졌다.
그는 그간 이번 경기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겠다고 사람들에게 다짐해왔다. 고작 49초만에 19개월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평범한 패배였다면 한 번의 패배가 그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은 없었겠지만, 최홍만의 경우는 다르다.
그가 직업 파이터로서 활동할 수 있는지에 물음이 잇따른다. 아무도 승리를 점치지 않는 파이터는 링 위에 오를 수 없는 탓이다. 만약 모두가 그가 더이상 파이터의 길을 걸을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파이터로서의 그에게는 단 하나의 길만이 남는다. 밥 샵이 선례를 닦아놓은 ‘예능형 파이터’다. 적당히 무대에 올라 맞아주고 패배를 인정하며 손을 들어올리는 그런 파이터. 최홍만이 그 길을 택할 수 있을지, 또 그럴 것인지에 대해서는 또 한번의 물음이 필요하다.
이 대답에는 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 답해야 한다. 한번 발을 뗀 이후에는 돌아올 수 없는 탓이다. 링 위의 파이터는 위압감 내지 공포의 대상이어야만 한다. 웃음을 향해 돌아선 이후에는 돌이킬 수 없다. 때문에 이 선택을 위한 시간만큼은 길고도 신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