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LA 다저스)이 시즌 10승 고지 눈 앞에서 불펜의 난조로 승리를 날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50승 달성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투구 수는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99개였다.
류현진은 3-1로 앞선 7회 말 마운드를 불펜 딜런 플로러에게 넘겼지만 플로러는 2사 1루에서 에인절스의 간판 타자인 마이크 트라웃에게 중월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류현진의 승리가 허무하게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이날 승리투수가 됐다면 류현진은 올 시즌 13경기 만에 시즌 10승 고지를 밟고 메이저리그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서는 것은 물론 시즌 20승을 향한 행진도 탄력을 받을 수 있었지만 불펜의 동점 허용으로 물거품이 됐다. 6이닝 1실점을 하면서 평균자책점은 1.35에서 1.36으로 살짝 올랐다. 다승 공동 1위는 유지했으며 평균자책점도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 브레이브스·1.38)에 앞서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유지했다.
류현진은 이날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7개를 내줬지만, 득점권 위기에서 탁월한 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1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류현진은 3-0으로 앞선 2회 말 1사 후 콜 칼훈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칼훈은 볼 카운트 2볼에서 류현진의 시속 128㎞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홈런을 쳤다. 올 시즌 류현진의 7번째 피홈런이다. 류현진이 홈런을 허용한 건 지난 4월 27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 이후 8경기, 45일 만이다.
5회 말 가장 큰 위기 상황에서 류현진의 진가가 드러났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조너선 루크로이와 윌프레도 토바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루이스 렌히토를 커브, 직구, 커브 순서로 삼구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후속 타자 토미 라스텔라를 2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선행 주자를 2루에서 잡은 다저스 유격수 코리 시거가 송구 동작에서 공을 더듬으면서 병살 처리에 실패했다.
2사 1, 3루에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타자 트라웃이 타석에 들어섰다. 류현진은 트라우트와 풀 카운트 승부를 펼친 끝에 6구째 시속 141㎞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절체절명의 순간, 트라웃을삼진 처리한 류현진은 왼 주먹을 불끈 쥐었다. ‘트라웃 킬러’답게 통산 10타수 무안타의 압도적인 상대 전적을 보였다.
류현진은 6회말에도 케번 스미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푸엘로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2사 1, 2루에 몰렸다. 그러나 류현진은 시속 141㎞의 날카로운 컷 패스트볼로 루크로이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마지막 위기를 넘겼다.
한편 다저스는 초반에 뽑은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불펜이 무너지면서 3-5로 역전패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