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U-20 국가대표팀이 한국 축구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 남자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거리로 나와 열띤 응원전을 펼친 부산시민은 우승 트로피 목전에서 고개를 떨군 대표팀과 아쉬움을 나누며 박수를 보냈다.
부산시민은 16일 새벽 1시 U-20 월드컵 결승 우크라이나전에 나선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시내 곳곳의 거리에 모였다.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인근 젊음의 거리에서는 15일 오후 10시부터 응원 공연이 펼쳐졌다. 부산 중구 남포동 시티스폿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 해수욕장 관광시설사업소 인근에서도 태극전사에게 힘을 주려는 부산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날 밤 11시께부터 잠시 소나기가 내렸지만, 시민들은 미리 준비해온 우산과 우비로 비를 막으며 자리를 지켰다.
약 5000명이 모인 서면 젊음의 거리에는 다양한 복장의 시민들이 눈길을 끌었다. 붉은 악마를 나타내는 뿔 모양의 야광 머리띠를 쓴 것은 물론, 태극 무늬 페이스페인팅을 하거나 직접 태극기를 몸에 둘러 응원에 나섰다, 태극기를 입은 반려견과 함께 거리로 나온 시민도 있었다. 빨간 상의와 청바지로 태극 문양을 ‘깔맞춤’한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으로 얻어낸 패널티킥 찬스를 이강인이 놓치지 않고 첫 골을 터뜨리자 거리는 함성으로 가득찼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얻은 선취 득점에 시민들은 두 손을 들고 “승리를 위하여”를 부르며 우승의 기대감에 고무됐다. 그러나 전반 33분 동점골을 허용하자 짧은 탄식에 이은 침묵이 흘렀다. 후반 시작 7분 만에 역전을 내줄 때 시민들은 손으로 머리를 감싸거나 입을 막는 등 충격에 휩싸였다. 경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계속해서 골문을 두들겼지만 계속되는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후반 69분 이재익의 절묘한 헤딩슛마저 골키퍼의 손에 잡힐 때 시민들은 발을 구르며 안타까워했다.
후반 43분 추가골을 허용하며 한국의 패배로 경기가 끝나자 시민들은 최선을 당한 대표팀을 위해 박수쳤다. 이날 거리 응원에 나선 김지인(27·부산 동래구)·노희연(여·21·부산 부산진구) 씨는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첫 골이 나왔을 땐 쉽게 이기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지 못해 아쉽다. 우리 선수들의 공격을 전부 막아낸 상대 골키퍼가 참 미웠다”면서도 “준우승도 대단한 일이니 기 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대표팀을 추어올렸다.신심범 기자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