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태인·정우영 양강구도 흔들어
- 염종석 후 27년 만에 수상 관심
롯데 자이언츠 ‘슈퍼 루키’ 서준원(사진)의 기세가 무섭다. 선발로 보직을 바꾼 뒤부턴 투구에 날개를 달면서 시즌 초반 뒤쳐졌던 신인왕 경쟁에도 속도가 붙었다. 롯데가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투수 염종석 이후 27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준원은 16일 현재 2승 3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 중이다. 스프링캠프 때 무리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다 허리에 탈이 나면서 다소 늦게 1군에 합류해 불펜에서 활약했다.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자 양상문 감독은 지난달 26일 LG 트윈스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서준원을 선발로 등판시켰다. LG전에서 3⅓이닝 5피안타, 4자책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배짱 있는 투구로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서준원은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슈퍼루키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달 등판한 3경기에서 2승을 거두며 19이닝 동안 단 1실점만 허용했다. 평균 자책점은 0.50. 특히 지난 1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5⅔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7연패를 끊어 에이스의 역할까지 해냈다. 시즌 초 투심과 커브볼 위주로 타자를 상대하다 최근엔 체인지업 비중도 늘리며 변화무쌍한 투구를 이어오고 있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맞혀 잡는 투구가 통하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서준원은 “볼넷을 내주면 투구 수가 늘어 더 던질 수 있는 이닝이 줄어들기 때문에 차라리 안타를 맞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불펜과 선발 어느 보직이든 자신감을 갖고 매경기 전력투구를 하고 있고 감독님과 선배들이 많은 조언을 해주셔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왕 수상에 대해서는 “시즌 전부터 신인왕 욕심은 잊었다. 오히려 신인왕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더 마음 놓고 던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준원을 마무리 투수로 활용하려던 양 감독도 올 시즌에는 선발 보직을 계속 맡길 계획이다. 양 감독은 “시즌 초엔 패스트볼과 커브볼을 주로 구사하다 최근엔 좌타자를 대비해 체인지업과 싱커까지 준비했는데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처음엔 마무리로 생각했지만 지금 팀이 하위권에 처진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선발로 출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준원 외에 신인왕 경쟁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는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과 LG 정우영 등이다. 원태인은 3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 중이다. 서준원처럼 시즌 초 불펜에서 활약하다 지난 4월 말부터 선발 보직을 맡았다. 최근 2경기에서는 각각 5이닝 동안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불펜에서 활약하는 정우영은 3승 3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1.85를 기록 중이다. 시즌 내내 기복 없는 플레이를 보이며 LG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9일까지 9이닝 동안 40타자를 상대하며 무자책점을 기록하는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현재 상위권인 LG가 가을야구까지 진출할 경우 정우영은 서준원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