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개막 전 영건 육성 힘썼지만
- 차재용 등 성장세 더뎌 출장 제한
- 기회 생길 때 자신의 가치 증명을
롯데 자이언츠가 좌완 불펜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시즌 전 기대를 모은 젊은 좌완 불펜 자원의 성장세가 더디면서 베테랑 고효준만이 마운드에서 분투하고 있다. 남은 시즌은 물론 내년 시즌을 위해서라도 좌완 불펜 요원을 본격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현재 롯데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좌완 불펜 투수는 고효준(36)과 차재용(23)이다. KBO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적은 숫자다. LG 트윈스가 진해수 혼자로 가장 적지만 롯데도 사실상 고효준 혼자나 다름없다. 고효준은 올 시즌 42경기에 출장해 1승 5패 11홀드, 평균자책점 5.22를 기록 중이다. 홀드 부문 5위로 데뷔 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올 시즌 자신의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경신할 기세다. SK 와이번스 시절이던 2010년 가장 많은 51경기에 출장했지만 현재 출장을 산술적으로 보면 80경기에 나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불펜 투수가 한 시즌에 80경기를 출장한다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불펜 특성상 등판 간격이 좁은데다 고효준의 나이를 감안하면 시즌 후반 체력과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는 위험도 있다. 고효준의 부담을 덜어줄 또 다른 좌완 불펜이 있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시즌 전 기대를 모았던 차재용은 올 시즌 단 3경기 출장에 그친다. 승패 없이 2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중이다. 그마저도 지난 3월 3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다. 시즌 전 마무리 캠프에서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는 평가를 받았을 만큼 기대를 모았으나 3개월째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삼성 라이온즈에서 롯데로 옮긴 박근홍은 올 시즌 18경기에 나와 1승, 평균자책점 6.28의 성적을 남기고 지난 24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달까진 경기에 곧잘 출전하며 고효준의 부담을 덜어줬지만 약 한 달 만에 등판한 지난 2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을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2016년 신인 2차 드래프트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기대주 한승혁은 아직 올 시즌 1군 무대조차 오르지 못한 상태다.
고효준이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돼 롯데에 계속 남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좌완 불펜 확보는 롯데의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다. 시즌 중 젊은 선수들이 불펜에서 제 역할을 한다면 고효준의 활용 가치도 커진다. 승부처에서 한두 타자만 집중해서 상대하는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쓸 수도 있다.
고효준은 “체력적인 부분은 크게 문제는 없다”면서도 “차재용 등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은 마음 편하게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팀의 미래이기 때문에 경험과 관리가 쌓인다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조언했다. KNN 이성득 해설위원도 “현재 롯데가 갈 길이 바쁘다 보니 긴박한 순간에는 고효준을 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며 “차재용 등 젊은 투수들은 기회가 주어질 때 경험을 쌓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이는 내년 시즌 롯데의 불펜 상황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