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의미한 기회 부여 경계해야
롯데 자이언츠의 끝 모를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올 시즌 ‘가을야구’는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양상문 롯데 감독도 경기 도중 주전 선수를 대거 교체하는 용병술을 펴고 있어 롯데가 사실상 내년 시즌을 위한 리빌딩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롯데는 7일 오전 현재 31승 2무 53패로 최하위다. 지난주 6연전 전까지 9위 한화 이글스와 0.5게임 차, 플레이오프(PO) 마지노선인 5위 NC 다이노스와는 7.5게임 차로 실낱같은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5연패를 하며 5위와 11.5게임 차까지 벌어졌다. 통상 승률 5할이 돼야 PO에 진출할 수 있다고 봤을 때 남은 경기서 41승 17패로 7할이 넘는 승률을 거둬야 간신히 5할을 맞출 수 있다. 선두 독주 체제를 구축한 1위 SK 와이번스가 승률 6할8푼6리를 기록 중인 것을 감안하면 가을 야구는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 감독이 리빌딩에 나섰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내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양 감독은 이달 들어 경기의 승패가 기울어지면 주전 선수들을 대신해 육성급 선수들을 자주 기용하고 있다. 지난 2일 SK전에서는 경기 초반 0-10으로 끌려가자 5회부터 민병헌 손아섭 이대호 등 주축 선수들을 빼고 조홍석 전병우 한동희 등에게 기회를 줬다. 지난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초반 1-13까지 벌어지자 주축 선수를 대거 교체했다. 조홍석과 전병우는 대타를 넘어 선발로도 나섰으며 특히 전병우는 지난주 전 경기에 출장했다.
문제는 리빌딩을 이끌어 갈 미래 자원들의 가능성이다. 롯데는 올 시즌 초부터 주축 선수 부상과 외국인 선수 교체 등이 발생했을 때 육성급 선수들을 기용하며 많은 기회를 부여했다. 타 팀에서는 이런 기회를 잘 잡아 잠재력을 보여주며 샛별처럼 등장하는 선수가 있기 마련이지만 롯데는 조용했다.
강로한 오윤석 허일 등 야수진과 정성정 차재용 같은 투수들은 입단 후 가장 많은 출장 기회를 얻었지만 확실한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초부터 붙박이 주전 자리를 보장받은 한동희는 타율 2할2푼6리의 부진 속에 지난 5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강민호가 이적한 후 2년째 주인을 못 찾고 있는 포수 자리처럼 선수 간 무의미한 경쟁만 반복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KNN 이성득 해설위원은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등 코치들에게 역할을 분담해 냉정한 옥석 찾기에도 나서야 한다”며 “올해는 성적을 기대하기 보다 시즌과 리빌딩을 병행하며 내년 시즌을 바라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